인생을 바꾸는 황금 명언 4일 차

한나 아렌트

by 채널김
평등은 인간 조직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우리는 평등하게 태어나지 않았다.

- 한나 아렌트 -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난다."

멋진 문장이다. 근대 민주주의의 초석이 된 미국의 독립선언문이나 프랑스 인권에도, 이 문장을 선언한다. 우리는 이 문장이 옳은 것이며 진실처럼 받아들이며 살아왔다. 하지만 한나 아렌트는 이 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녀는 20세기 가장 독창적이고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준 정치철학가 중 한 명이다. 그녀는 평등의 가치가 고귀한 것이며, 그것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를 말했다. 평등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누군가 만들어야 생기고,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면 사라진다는 뜻이다.



불편한 현실

똑같이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어떤 이는 부유한 부모 밑에서 태어나고, 누군가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마을에서 태어난다. 어떤 사람은 화목한 가정에서 사랑을 받으며 자라고, 또 어떤 사람은 당장의 끼니를 걱정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멋진 외모로 사람들의 호감을 쉽게 얻는 사람이 있는 반면, 선천적 질환과 함께 자신감을 잃어가는 사람도 있다.


이것이 자연 상태 그대로이다.

자연은 공정하지 않다. 야생에서 사슴은 사슴으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이 아니다. 바로 오늘 사자의 저녁식사가 될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사자가 '우리 공평하게 먹고살자'라고 사슴한테 제안하지도 않는다. 강한 자는 약자를 밀어내고, 빠른 것은 느린 것을 제친다. 가진 자는 더 갖게 되고, 없는 자는 더 잃게 된다. 이렇듯 자연 속에서는 평등이란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도 자연 그대로 살아야 하는 것일까?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한나 아렌트 명언의 핵심이다. 우리가 자연 상태의 불평등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또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법과 제도를 만들어 실행하고 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차이점이 바로 그것이다.



평등은 발명이다

자연이 주지 않은 것을 인간은 스스로 만들어낸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 질병에 맞서는 백신처럼 말이다. 인간은 자연의 불평등에 맞서 평등이라는 개념을 설계했다. 그리고 현실에 구현하기 위한 구조를 세웠다.


지금 당장 봐도 헌법이 그렇다. 법 앞의 평등, 교육받을 권리, 노동의 권리 등 하늘에서 떨어진 내용이 아니다. 누군가 싸워서 얻어낸 것이다.

지금은 여성이 투표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100년 전만 해도 아니었다. 투표권을 위해 거리로 나간 여성들이 목소리를 높여 겨우 얻어낸 권리이다.


장애인이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휠체어로 직접 계단을 기어오르며 시위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엘리베이터와 저상버스도 생긴 것이다.


돈이 많고 적은 것과 관계없이 누구나 학교에 갈 수 있다. 의무교육 제도가 생겼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있던 것이 아니다. 교육은 계층에 상관없이 평등해야 한다는 오랜 싸움의 결과이다.


평등은 단순히 선언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끊임없이 싸우고 확장해야 하는 긴 프로젝트이다. 사회가 변하면 또 다른 형태의 불평등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평등이 자연 상태 그대로라면 우리는 그냥 편하게 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평등은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이기에 그것을 지키는 책임도 인간에게 있는 것이다.




솔직히 지금도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같은 말을 해도 말하는 사람의 성별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무게가 다른다. 같은 동네에 살아도 어느 아파트냐에 따라서 아이들의 세계는 달라진다.


불편하더라도 직면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불평등을 원래 그런것이라고 자연의 탓으로 돌리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평등이라는 결과물을 위해 인간이 바꿀 수 있다. 꼭 대단한 시위를 하는 게 아니더라도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건 얼마든지 있다.


지하철에서 노약자석 비워두기.

"외국인 치고 한국말 잘 하네", "남자치고~ 여자치고~" 같은 언어 습관 고치기.

회의에서 발언자를 제대로 언급해주고 잘 들어주기.


이렇듯 별 거 없는 것 같은 사소한 것으로도 평등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우리는 평등하게 태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사실이 평등을 포기해야 한다는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평등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인간이 자연을 넘어서는 방식이며, 더 나은 사회를 향해 나아가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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