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통선의 가장 오래된 위앙종의 가풍과 수행법

미국불교가 한국으로 오다.

글쓴이: 현안賢安 / 2021년 3월 1일

보통 사람들에게 대표적인 불교국가를 물어보면, 아마도 중국, 일본, 티베트, 태국, 미얀마, 버마, 스리랑카, 부탄 등을 언급할겁니다. 여러분들에게 미국에서 대승이 꽃 피고 있다고 말씀 드리면 어떤 생각이 듭니까? 의아하게 생각될 것입니다. 지난 10년간 미국에 살면서 우연한 인연으로 영화 스님을 만나, 선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영화 스님께서는 대승은 늘 미국에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당시 저도 "왜 늘 미국에 대승이 있다고 말씀하시는걸까?"라고 의문을 가졌습니다.

저도 예전에 선과 불교에 대해서 잘 몰랐기 때문에 영화 스님은 왜 한국처럼 대승의 뿌리가 깊고, 불교의 기반구조가 잘 갖추어진 나라를 언급하지 않고, 미국에서 선을 배우는게 제일 좋다고 하시는지 궁금했습니다. 저는 영화 스님과의 특이한 인연으로 미국에서 수행하고 있었지만, 당연히 한국만큼 우수한 불교국가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비록 저 스스로 지난 수년동안 선과 불교의 가르침 덕분에 심신의 변화가 끊임없이 생겼지만, 저는 그래도 뼛속까지 한국인이니까요.

미국 전역과 한국에서 선을 알리면서, 한국에서 많은 스님들과 수행자들을 만나면서 영화 스님께서 왜 이런 말씀을 하셨는지 더 명료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위산사 불칠 수행 모습

위앙종 9대 조사이셨던 선화 상인 (宣化上人, 1918-1995)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처음 대승 불교를 전파한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시대로부터 이어진 전통대로 선화상인도 큰 깨달음을 얻은 후 당시 조사로 알려진 허운 화상을 찾아가셨습니다. 허운 화상은 참선 요지와 화두법으로 한국에서도 매우 잘 알려진 대선지식이셨습니다. 허운 화상은 선화 상인을 만났을 때 위앙종의 법맥을 전해주셨고, 이를 불교에서는 “심인心印” 즉 Mind Seal이라고 부릅니다.

선화 상인

그 후 선화 상인은 1950년대 말 미국으로 건너가셔서 미국 내에서 많은 제자들을 가르치고, 제자들과 함께 법계불교총회(法界佛教總會) 또는 Dharma Realm Buddhist Association (DRBA)와 만불성성(萬佛聖城)를 설립하셨습니다. 특히 선화 상인께서는 제자들의 수행을 지도하면서, 많은 분량의 대승경전과 법문을 서양의 언어로 번역하게 했습니다. 이때 선화 상인의 미국인 제자들은 대승불교의 용어들을 영어로 잘 정립하였고, 방대한 분량의 대승경전의 영문화에 힘썼습니다. 선화 상인은 살아계셨을 때 쉬지 않고 법문하셨고, 중국 정통선의 정수인 선칠 수행을 통해 많은 출가인 제자를 훈련시켰다고 합니다.

미국 위산사의 영화 스님은 선화 상인을 만나서 출가하셨는데, 지난 15년 이상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노산사와 위산사에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참선, 염불, 대승법을 지도하셨습니다. 영화 스님은 대중들과 함께 염불, 신주, 불경 등을 염송해오셨고, 대승경전 강설도 매주 쉬지 않고 하셨습니다. 영화 스님은 참선 법문, 정토 법문, 불경 강설 등을 모두 영어로 하시는데, 제자들은 이걸 중국어, 베트남어, 한국어로 통역하고 있습니다. 한국어 통역은 한국 수행자들이 늘면서 최근 시작되었습니다.

영화 스님은 2007년부터 매주 불경강설을 하셨는데, 사십이장경, 유교경, 약사경, 지장경, 아미타경, 금강경, 반야심경을 마쳤으며, 지금은 불경강설 시간을 늘려서 육조단경과 화엄경 강설을 하고 계십니다. 이렇게 영화 스님의 지도 하에서 수행을 하던 분들이 하나 둘씩 계속 출가하기 시작해서, 현재 저를 포함해서 영화 스님의 제자로 출가한 승가가 11명이 있습니다. 영화 스님의 출가인 제자들은 스위스계 백인, 베트남계 미국인, 중국계 캐나다인, 대만 및 한국계 미국인 등 다양한 민족과 문화 배경을 가졌습니다.

또한 지난 몇 년동안 한국 스님들과 수행자가 미국의 위산사를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대승의 뿌리가 깊은 한국의 수행자는 영화 스님의 법문을 듣자 마자 가슴이 다 시원하다면서 매우 좋아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지난 2018년과 2019년 영화 스님은 제자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셨고, 불칠과 선칠 수행을 한국에서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미국 위산사에서 열린 2019년 겨울 불칠과 선칠 수행에는 출재가인 총 20여명이 오셔서 함께 했습니다.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이었던 이 겨울은 매우 특별한 행사였습니다. 다음 해에 오시려고 했던 한국인 수행자들도 서둘러 미국행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수행자들의 마음이 모여서 한국 청주 보산사가 마련되었습니다. 앞으로 누구든지 구도자라면 보산사에 오셔서 함께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든 수행에서 겪는 문제와 어려움에 대해서 주저없이 물어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가 모든 답을 알지는 못하겠지만, 그리고 모든 답을 다 드릴 수는 없겠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해서 도우려 노력할 것입니다. 앞으로 보산사에서는 선화 상인이 미국으로 전해준 위앙종의 가풍과 수행법을 따르며, 한국 불교에 힘을 보탤 수 있길 빕니다.

2019년-2020년 겨울 선칠을 마치고

글쓴이: 현안賢安

현안 스님은 2012년 처음 미국에서 영화 스님을 만나서 참선을 접하고, 유발상좌로 수행하면서, 미국 여성 사업가로 활동했습니다. 출가 전 2015년부터 미국의 여러 도시에서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참선을 소개해왔으며, 지난 몇년간 영화 선사의 법문과 서적을 한국어로 통번역하고, 한국을 비롯한 세계의 여러 불교 언론사에 수행과 불교에 관련된 글을 집필하였습니다. 현안스님은 영화 선사의 한국 내 첫 대승수행도량인 보산사의 불사를 돕기 위해 현재 한국에 상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