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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안 XianAn 스님 Sep 20. 2023

제주도 방문기: 제주 원명선원 & 관음사

미국에서 오신 현지 노스님을 모시고 제주도에 올 계획이었습니다. 행정적인 일이 있어서였는데, 제주도 오기로 한 바로 전날 오후 제주에서 볼 관공서 일이 청주에서 해결되어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비행기표를 취소하고, 이미 함께하기로 했던 재가자들도 모두 여행을 취소하기가 좀 애매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허허


아무튼 그래서 갈 수 있는 사람들은 가보자... 제주도이니까!


노스님도 제주도에 영화 스님과 함께 방문한 경험이 있어서 무척 와보고 싶어하셨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패스하는 걸로 결정을 하고, 대신 원래 함께 하기로 했던 일부 재가자들과 여행을 떠나보았습니다.

우리가 계획했던 2박 3일 내내 비가 올 것 같은 일기예보였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매일 매일 화창하고 아름다운 날씨였습니다.


드디어 원명선원에 도착! 오전 비행기를 타고 도착하니까 점심시간 전에 선원에 들어왔습니다.

날씨가 꽤 좋았지만 아쉽게도 법당에서 한라산 정상은 보이질 않았습니다~ 그래도 날씨는 넘 좋았어요.

선원에 도착해서 선원장 스님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마침 손님과 약속이 있다고 하셔서 일단 우리끼리 차를 한잔씩하고... 점심 식사...

그러고는 고추밭에 가서 고추를 땄어요! 강남 주민들이 이런 걸 다 해보네요.


점심을 먹고 다들 방에서 좀 휴식을 취했습니다. 선원 식구들이 다들 바쁘실거 같아서 우리끼리 택시타고 관음사 가자고 했었는데, 스님께서 선뜻 같이 가주셨어요. 다같이 관음사 고고.

무척 오랫만에 방문한 관음사... 출가 전 영화 스님을 모시고 방문했던 눈이 펑펑 내렸던 그날이 기억납니다.

이렇게 출가해서 다시 찾아오니 뭔가 기분이 묘했습니다.

관음사에 오후에 도착해서 그런지 사람은 별로 없었고... 고라니 새끼 2마리가 풀을 뜯고 있었어요. 내가 아무리 가까이 가도 무서워하지도 않더군요. 평화로웠습니다.

어릴때 자주 봤던 거미도 보이고...

관음사의 뒤쪽을 따라서 쭉 올라가보니 옛날에 가봤던 건물들이 보입니다. 예전에 선방이었다고 들었던거 같은데.. 어렴풋이... 지금은 리모델링해서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마쳤습니다. 선원에 돌아와서 차 마시면서 대화도 하고~


다음 날 아침 새벽예불~ 그게 아마 이 여행에서 가장 하이라이트인 듯 합니다. 만약 제주 참선마을에 오신다면 새벽 5시 예불에 가셔서 하시고, 다함께 앉는 시간에 명상해 보시길 강추합니다. 그리고 죽비를 치더라도 그냥 쭈우욱 길게 앉으시면 더 좋습니다. 아주 아주 좋은 경험이 될거에요.


아침 먹고..텃밭으로 고고..

그리고 영화 스님의 제자분이 제주도에 계시는데 만나서 같이 점심식사도 하고 커피도 한잔.. 좋은 이야기도 많이 나눴습니다

이번 여행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과 좋았던 것은 선원장 스님인 혜오스님의 새벽예불과 예불 후 그룹 좌선이었습니다. 제주도 계신다면 강추합니다


차로 들어올때 보이는 선원과 반대편에서 들어올때 보이는 입구랑 분위기가 달라보입니다. 제주도 오시면 꼭 들려서 명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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