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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안 XianAn 스님 Jul 01. 2021

꽃과 나무가 아름다운 그곳, 청주 마야사에서

현진 스님과 함께....

작년 처음 청주 보산사에서 공사를 시작했을 때, 몸이 너무 힘들고 마음이 괴로울 때 가끔 한 번씩 들렸던 곳이 마야사였습니다. 그냥 호기심에 마야사에 왔을 때, 현진 스님은 잔디밭에서 풀을 뽑고 계셨습니다.


"타종단" 승복을 입고 뚝 나타난 누군지도 모르는 나를 현진 스님은 따뜻하게 맞이해 주셨고, 하던 일도 그냥 멈추시고 차를 내주셨습니다. 그렇게 인연이 되었고 그 후 함께 수련하던 한국 스님들 그리고 참선 수행자들과 함께 가끔 찾아오곤 했습니다. 특히 보산사에서 다리 아픔과 단식의 괴로움을 견뎌낸 사람들도 마야사에 함께 데리고 오곤 했습니다. 다 함께 짧은 시간이라도 잠시 예쁜 꽃과 나무를 즐기고, 멋진 전통식 사찰에서 사진도 찍고, 맛있는 커피도 마실 수 있었습니다.


2020년 여름은 거의 2개월 동안 쉬지 않고 비가 왔는데, 너무 축축하고 더워서 힘들 때 서주 스님하고 슬쩍 보산사를 빠져나와서 마야사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고 시원한 음료 마시면서 서로 위로하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 이런 게 아마도 영화 스님이 저에게 가르쳐 주신 것인가 봅니다. 승가는 하나이다, 베트남에서 왔던, 한국에서 왔던, 미국에서 왔던 우리는 다 같은 승가이고, 승가의 위계질서를 따라야 한다. 그러니 선배 스님들에게 잘하여라... 현진 스님이 저를 후배로 감싸주시고 항시 따뜻한 마음으로 대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미국에서 출가했는데도 따뜻한 마음으로 품어주시는 한국의 모든 스님들이 있어서 든든하고 고맙습니다. 우리 모두 같은 목표를 갖고 노력하고 있으니 서로 돕고 격려하면 더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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