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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안 XianAn 스님 May 04. 2024

유럽 선명상 원정대 Day 2

Chan Meditation tour in Europe - Madrid

5월 4일(토)은 선 명상 원정대의 두번째 수업이 있었습니다. 스페인 마드리드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살라 다나"라는 곳인데, 한국말로 하면 다나룸 또는 선방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곳은 사람들이 무료로 요가나 명상 등을 배울 수 있도록 개방한 곳인데, 일주일 동안 거의 매일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이 있다고 합니다.

https://youtu.be/8VYsKF73QXE?si=9_304e9UOVJRz7xg

https://saladana.org/en/calendario-english/

수업은 간단한 자기소개로 시작했습니다. 

참여한 사람들 숫자는 세보질 못했지만 약 40~50명 정도가 왔습니다. 참여한 사람들의 얼굴을 보니까 명상수행을 시작한지 좀 되어보였습니다. 그래서 수업을 시작하기 전 조사를 해봤어요. 명상을 한번도 안해본 사람부터, 초심자, 오랫동안 해본 사람은 손들어보라고 했습니다. 대략 훑어보니 처음 명상을 시작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고, 거의 수년동안 마음챙김이나 호흡명상 정도를 해봤다고 합니다. 특히 "Be present" 현재에 머물기, "self-awareness" 등 서양 문화에서 널리 퍼져있는 "현대식" 명상법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정체 상태라고 느끼는 사람 또는 자신은 명상은 자신이고 특별하다고 느끼지만(장난스럽게) 주변에 가족이나 친구가 "넌 전하고 크게 다르지 않아!"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 사람은 손들어보라고 했더니 사람들이 주저없이 마구 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명상에서 좋은 기분을 느끼려고 노력하거나 평화로우려고 너무 노력하면 왜 안되는지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처럼 불교 강국에서는 괴로움과 불편함을 참고 견디는 수행이 정법이라는 게 그냥 상식처럼 쉽게 받아들여지고, 학생들이 배우자마자 주저없이 열심히 따라하는 편이라고 말해줬는데, 스페인 사람들은 왜 그래야하는지를 묻거나, 따지기 보다 배우고 싶은 열망이 아주 커보였습니다. 수업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서 질문이 쏟어졌습니다. 

명상은 사마디의 개발 즉 집중력을 올려야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해줬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정도 이론은 알고 있는 편이었어요. 그래서 그런 이론을 아는 것보다 각자 있는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할지 누군가 알려주는 것 그리고 각자 그걸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결가부좌나 반가부좌로 앉아서 30분간 명상을 실행해봤습니다. 

사람들이 명상을 많이 해 온 덕분에 명상을 시작하자마자 순식간에 고요해지고, 마음이 차분해진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동안 갈고 닦아온 분들이기 때문이죠.

30분 명상을 했는데, 사람들이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가 버렸다며 신기해했어요. 

벌써 거의 2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휴식시간으로 티타임을 가졌습니다. 티타임을 갖고 나서 이제 너무 오래했으니 그만 할까요? 아니면 현재에 머무르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봤으면 하는데 어떤가요? 라고 말했더니 15분 정도 휴식한 후 사람들은 집에 가지 않고 다 돌아왔습니다. 와우 배움에 대한 뜨거운 열기네요.

사람들은 어떻게하면 정체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래서 기반부터 다져야 하고, 그건 불편함을 참고 견디는 노력부터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줬습니다. 불편하고 아픈걸 참는 기반이 있어야 멀리까지 진전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줬더니 많은 사람들이 아주 진지하게 받아들였습니다.

특히 배꼽에 집중해야하고, 호흡에 집중하는 방법은 졸업해야한다는 것도 알려줬어요. 그러니 곧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해야 할지 많이 물어봤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마구마구 손을 들고 계속 질문을 했습니다. 특히 염불법에 대해서 이야기해줬더니 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시간이 모자르니 내일 수업에 다시 오면 다 같이 염불해보자고 했더니 많은 분들이 내일도 오겠다고 했어요. 수업은 1시까지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사람들은 질문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질문에 답을 하다보니 거의 2시가 되었어요.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는데 특히 좋은 스승에 대한 중요성과 수행에는 좋은 도반과 도량이 중요한 역할을 해준다고 말해줬습니다. 그러니 한 스페인 여성분이 스페인에서는 좋은 선생님을 만나기 너무 어렵다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었습니다. 역시 서양사람들은 예의같은 거 안차리고 직접적으로 묻습니다. 전 이런게 너무 좋아요. 시간 낭비 없이 바로 묻기!

수업 후 바로 옆에 있는 비건 식당에 갔습니다. 버거 전문점! 살라 다나에서 봉사하는 까를로스도 동행했어요. 비건 식당이 이정도로 푸짐하다니 놀랍습니다. 밥값은 현지 사람들의 월급 수준을 고려해보면 너무 비싼거 같아요.

식사 후 숙소로 돌아와서 2시간 정도 쉬고, 민정이랑 나쵸, 저 셋만 미술관으로 고고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런지 미술관에 들어가려는 사람들로 줄이 길었습니다. 특별한 기간이라서 이 미술관은 입장도 무료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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