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모두 스님처럼 살아야 하나요?"

믿을 수 없는 마음, 위험한 나

by 현안 XianAn 스님

"삼가 네 뜻을 믿지 말라. 네가 네 뜻을 믿지 못할진대, 삼가 색으로 더불어 만나지 말라."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마음을 믿지 말라고요. 왜일까요?

우리는 대개 우리 자신의 마음을 너무나도 신뢰합니다. 서양에서는 흔히 "Believe in yourself"라는 말을 강조하지만, 실제 우리의 마음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합니다. 그렇다면 내가 믿어야 할 내 자신은 어느 쪽인가요? 어떤 대상이 마음에 들면, 그를 사랑해야 할 이유를 백 가지쯤은 금세 만들어냅니다. '이 사람이 내 운명이다'라는 확신까지 생기기도 하죠. 그러나 상황이 조금만 달라지면 그 마음은 언제 그랬냐는 듯 돌아서기도 합니다. 마음만큼 자기합리화에 능하고, 또 변덕스러운 존재는 없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경전에서 경고하셨습니다. "색회즉화생(色會卽禍生)" — 색(性)에 가까이하면 반드시 재앙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단순한 쾌락의 문제가 아니라, 성욕은 업(業)과 윤회, 번뇌로 연결되는 통로입니다.

게다가 성욕은 단지 육체적인 기쁨만을 소비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신적 집중력과 생명의 에너지까지 함께 소모됩니다. 실제로 과도한 성생활은 조기 노화를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모두 스님처럼 살아야 하나요?"라고 묻는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스님들조차 성의 유혹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할 수 없습니다. 수행자라 하더라도 방심하면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정으로 해탈을 지향하는 수행자들에게 부처님께서 이 경계를 당부하신 것입니다.

수행이란 억압이 아닙니다. 오히려 진정한 해방입니다. 하지만 그 해방은 철저한 훈련을 거쳐야만 도달할 수 있는 경지입니다. 마치 소를 자유롭게 풀어놓아도 저절로 마구간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훈련된 마음은 자유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마음은 아직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와도 같습니다.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위험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의마막종(意馬莫縱)" — 의식의 말(馬)은 함부로 풀어놓지 말라. 마음이 가는 대로 놔두지 말라는 경고입니다.

무조건 마음 가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쿨하거나 자유로운 게 아닙니다. 그것은 오히려 스스로 혼란 속으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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