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가부좌의 아픔 고비를 돌파하라 -최상의 명상 자세

현안 스님의 수행 이야기

by 현안 XianAn 스님

누구도 아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참선이나 명상을 지도하는 사람들도 이런 이야기보다는 행복, 성공, 사랑,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수행의 기반을 튼튼히 하려면 아픔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수행으로 선정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아픔을 견뎌야 합니다.


앉아서 명상이나 참선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으로 수행을 하든지 상관없이 반드시 장애를 만나게 됩니다. 결가부좌 자세를 예를 들어봅시다. 결가부좌로 앉는 것에 자연스러운 부분이 없습니다. 일부러 다리를 교차하여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야 하니, 원래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과 반대로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다리를 접어서 앉아 있으면, 사실 우리가 원래 얻고자 했던 결과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결가부좌로 앉으면 우선 혈액 순환이 어렵게 됩니다. 그러면 발목, 무릎, 허리 주변이 아프기 시작합니다. 많은 초심자들은 결가부좌나 반가부좌로 앉으면 아주 근심스러운 얼굴로 저에게 묻습니다. “발목이 극도로 아픈데 다치는 것이 아닌가요?” 또는 “이렇게 혈액 순환이 어려운데 건강에 해로운 것은 아닌가요?”, “계속 앉으니까 무릎이 아픈데 이거 나중에 문제 되는 것은 아닌가요?” 그럼 가부좌로 앉는 것이 건강에 해로울까요? 꼭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두 다치는 것에 대한 무서움을 느낍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다리를 풀고 일어나려고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수련하려는 목적이 무산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보통 손과 발의 아픔을 느끼면 어쩔 수 없이 아픈 것만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제가 학생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서워하지 말고 계속하라고 마음을 안심시켜주고, 용기를 주는 것입니다.



결가부좌나 반가부좌로 앉아 명상이나 참선을 시작하시려면 일단 앉을 때마다 앉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보십시오. 그리고 조금 더 참아보세요. 타이머나 핸드폰의 시계를 이용해서 앉을 때마다 조금 더 오래 견디도록 몸을 단련해 보세요. 그만두고 싶어 하는 스스로의 마음을 믿지 말고, 1분이나 2분 정도씩 늘려보십시오.


이것이 바로 여러분의 선정의 힘을 키우는 방편입니다. 여러분이 앉으면 다리의 통증이 매우 빨리 오기 때문에 대부분 우리의 ‘미치고 날뛰는 마음’을 멈출 방법이 없습니다. 이렇게 아플 때, 다른 망상을 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안 되겠지요? 그 순간 여러분의 마음에는 단 한 가지 생각만 있습니다 바로 ‘다리가 아픈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한 마음’ 즉 ‘일념’입니다. 이것이 한순간에 딱 한 가지 즉 우리의 마음을 제일 괴롭게 하는 다리 아픔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다리 아픈 것을 더 길게 참을 수 있으면, 자연스럽게 여러분의 선정의 힘도 커지지 않을까요? 이것이 바로 참선 즉 ‘챤 메디테이션’에서 쓰는 비법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다리의 아픔을 선정의 힘 (정력 定力)을 키우는 데 사용한다는 그 비밀을 잘 모릅니다.


아픔을 더 많이 견딜수록, 마음을 한곳에 더 집중할수록 좋습니다. 또한 더 오랫동안 견딜 수 있을수록, 더 널리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아픔에 끝이 있을까요? 당연히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습니다.

접힌 무릎 주변에 혈액 순환이 잘 안되므로, 기 흐름도 이러한 부위를 뚫고 지나가기 위해 많이 모입니다. 기 흐름이 이런 부위를 뚫고 지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더 심한 아픔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아픔을 견뎌야 하기 때문이 모든 사람이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아픈 것을 참는 것이 어려운 사람은 앉을 때마다 10초에서 30초 정도만 늘려보세요. 더 오래 앉음으로써 본질적으로 선정의 힘을 키우는 것입니다. 선정의 힘은 누군가 우리에게 그냥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수행을 하여 얻어야 합니다.


더 오래 앉으면 앉을수록 이에 맞게 더욱 아픔도 강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기혈의 흐름이 접힌 무릎과 발목 우위에서 점점 강하게 쌓이다가, 이를 뚫고 흐르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저리고 아픈 것이 확 줄어듭니다. 보통 60분에서 90분 이상 다리를 풀지 않고 있으면 첫 아픔 고비를 돌파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몸은 스스로 치료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기 흐름을 이용하여 선정의 힘을 키우는 것입니다. 처음 아픈 것에 집중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면, 아픈 것을 참기 위해 앉아서 다른 것을 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불경을 읽든지, TV를 보면서 앉을 수 있습니다. 처음 단계에서는 똑바로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앉아 있든 다른 것을 하면서 앉아 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뭘 하든지 가부좌로 앉은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해보십시오. 시간이 지나면 아픔 고비를 넘기는 것에 점점 능숙해질 것입니다. 그렇게 아픔 고비를 계속 넘도록 수련하면, 더 이상 다른 일을 하면서 앉지 않고, 아무런 움직임 없이 가만히 앉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수행을 하기 위해 첫 아픔 고비를 넘겨 앉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여러 명상처에서 한 시간을 채우지 않고 일어나는데, 제 스승인 영화 스님은 한 시간을 채워서 앉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르칩니다. 저도 많은 수의 사람들의 참선을 지도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결가부좌로 앉았을 때, 45분이 경과하면 그때부터 아픔의 정도가 아주 강렬해지는데, 이때 다리를 풀지 않고 한 시간이나 한 시간 반 정도 지나면 사람들의 마음과 몸에 큰 변화들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수행하는 분들이라면 매일 결가부좌로 한 시간 또는 한 시간 이상 앉을 수 있도록 권장합니다. 꼭 필요하다면 중간에 잠시 쉬고 걸어도 됩니다. 하지만 다시 자리로 돌아가서 체계적으로 계속 앉는 시간을 늘려보세요. 열심히 노력하고 계속 시도하면,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결국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선’에서 계속 더 오래 앉는 것도 한 방편입니다. 이 방편을 이용하면 진보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이후 더 많은 아픔 고비들이 있습니다. 두 번째 고비는 2시간에서 2시간 반쯤에서 돌파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장벽은 3시간 정도에 있습니다. 긴 시간 동안 앉을 때, 첫 장벽이 주로 제일 아프고, 그다음에 따르는 아픔 고비들은 점점 덜 아픈 경향이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좋은 소식은 이렇게 체계적으로 선정의 힘을 키울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픈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이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어떤 한국 여성분이 지난 10년 동안 명상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쓴 결가부좌에 대한 글을 읽고 나서 2개월 만에 처음으로 아픔 고비를 통과했습니다. 이 분이 말을 못 할 정도로 너무 기뻐했고, 더 빨리 이런 것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 했습니다. 다리가 아픈 것을 용감하게 견뎌내며 선정의 힘을 키우는 것을 원하는 분들을 위해 결가부좌 수련을 하면 어떤 일들을 겪게 되는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아픔이 진정될 때까지 심하게 아픈 다리를 참고 견디세요. 제일 아픔이 심한 아픔 고비를 넘기면(다리를 풀지 않아도) 아픔이 진정됩니다.

2. 더 이상 안 아플 때까지 기다리면 아픔이 줄어들 것입니다.

3. 다리가 마비된 것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4. 어떤 사람들은 발이 까맣게 변하기도 합니다. 이는 피가 아직 발 끝까지 잘 순환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5. 발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다리를 풀지 않고 계속 앉으세요.


다리가 아픈 것을 참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앉은 자세를 유지하면 매우 안락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신체적으로는 아픔을 대처하기 위해 분비된 엔도르핀 때문에 기분이 좋을 것입니다. 정신적으로는 생각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에 안락한 경험을 할 것입니다. 모든 걱정과 근심들이 일시적으로 없어질 것입니다. 맞습니다. 이것이 바로 다른 명상법보다 더 훨씬 빠른 속도로 선정의 힘을 키우는 비결인 것입니다. 미국에서 수천 명의 여러 인종, 나이 등의 배경의 다양한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이러한 예를 많이 보았습니다.


예를 들면 수십 년 동안 명상이나 요가를 수행한 사람들도 제가 운영하는 참선 교실에 찾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이들의 수행의 단계를 늘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간혹 한눈에 이들의 선정의 힘이 수년간 쏟은 노력과 시간에 비해 너무 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지속적으로 수행을 하고, 또 바른 방법을 사용한다면 여러 선정의 단계를 거쳐 진보할 수 있습니다. 이런 여러 선정의 단계에 대해서도 후에 의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안(賢安, XianAn)

출가 전 2012년부터 영화(永化, YongHua) 스님을 스승으로 선과 대승법을 수행했으며, 매년 선칠에 참여했다. 2015년부터 명상 모임을 이끌며 명상을 지도했으며, 2019년 미국 위산사에서 출가했다. 스승의 지침에 따라서 2020년부터 한국 내 위앙종 도량 불사를 도우며 정진 중이다. 현재 분당 보라선원(寶螺禪院)에서 상주하며, 문화일보, 불광미디어, 미주현대불교 등에서 활발히 집필 중이다. 국내 저서로 『보물산에 갔다 빈손으로 오다』(어의운하, 2021)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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