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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란 Sep 12. 2022

'인간이기 위해' 글을 쓴다.

에리히 프롬의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를 읽으며, 짧은 기록

이 색상으로 표기된 글은 에리히 프롬의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의 문구에서 착안하거나 직접 인용하였습니다.




인간은 상징을 창조하는 존재이며, 인간이 창조한 가장 중요한 상징은 언어이다. 나는 언어를 이용하여 글을 쓴다. 나의 글은 나의 존재를 상징한다. 나는 끊임없이 글을 쓴다. 나는 내가 왜 글을 쓰는지 늘 궁금했다. 그리고 이제 조금은 알게 되었다. 나는 주체적 '인간이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다.


인성과 성격을 연출하며 외부의 자아 정체성을 나의 것으로 삼지 않기 위해 나의 생각과 표현으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한다. 집단의 암시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연기하면 모두가 진짜 삶을 산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그것은 진짜 삶이 아니다.


진짜 삶은 '원래의' 인간이자 '창의적' 인간이어야 한다. 진짜 삶의 기본을 위반한 결과는 장애와 고통이다. 타인을 따라 하는 삶은 지루하고 무미건조하며 우울하고 공허하고 아무 의욕도 없다. 이때 발생한 무력감은 자기 자신의 강인함으로 살아갈 능력이 없을수록 역력해진다.

나는 글을 쓰며 원래의 내 모습을 찾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경험을 한다. 이 경험에 무력감이 들어올 빈틈 따위는 없다. 글을 쓰며 강인함을 기른다. 글을 쓰며 타인과 나의 경계를 발견한다. 글을 쓰며 타인을 이해한다. 조금씩 더 주체적인 '내'가 만들어진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착취하며 자기 밖의 목적을 위해 자신을 이용한다. 그러나 나의 글쓰기는 온전히 나를 위한 것으로부터 출발하여 타인의 이득까지 도모한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나는 평생 글을 써도 베스트셀러 작가는 되지 못할지도 모른다. 타인이 바라는(타인에게 팔리는) 글쓰기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글쓰기를 하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나의 글쓰기는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인간이기 위한' 것이므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지 못해도 상관없다. 나의 글쓰기는 이미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고 있다. 나는 글을 쓰며 '인간'이 된다.




참고도서: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 에리히 프롬

이 책은 무기력에 대한 내용이 아니다. 

아래의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이다.


[목차]

01. 인간은 타인과 같아지고 싶어 한다

02. 인간의 본질은 대답이 아니고 질문이다

03. 자유는 진짜 인격의 실현이다

04. 자아는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만큼 강하다

05. 인간은 자신의 인격을 시장에 내다 판다

06. 현대인은 깊은 무력감에 빠져 있다

07. 진짜와 허울의 차이를 보다




image soruce: https://unsplash.com/photos/8XddFc6Nk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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