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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라고?   어...그래, 꿈!

어떤 이야기를 적어가게 될까?

95년 2월! 그렇게 보이지 않겠지만, 아빠가 스무살이 되었던 그 날들이었다. 이때야 말로 정말로 해보고 싶고 또 느껴보고 싶은 일들이 많았던 꿈꾸던 날들이었지~

마냥 좋았단다! 그저 꿈꾸는것 만으로도... 그런데 나이를  먹어가면서는 조금씩 알게 되었던것 같아. '다르구나! 아니 많이 다르구나 !'


어른들은 내게 물었어 "넌 꿈이 뭐냐?" 그래서 난 어딜가보고 싶고 또 뭘 해보고 싶다고 말을 했는데, 그럼 당연히 왜?라 물으면서 이야기가 진행될 줄로만 알았는데 어른들은 그런게 꿈이 아니었나봐!

그래, 어른들이 물었던 꿈은 사실 "어떤 직업을 갖고 싶으냐?" 였는데, 이렇게 핀트를 못 맞춰서야!
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아빤 지금 생각나는 장면이 있단다.

때는 1988년 한참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국민학교 6학년!

책을 읽는 모습을 보인적이 없었던 막내가 안타까웠는지 대학생인 막내 형이 내기를 했다. "너! 이 책을 일주일 안에 읽으면 형이 오천원 줄께!" "뭐? 오오오~오천원!" 오천원이면 하드가 두개에 오십원이었고, 좋아하는 군인장난감이 삼백원인데, 아빤 당연히 "우와~콜!" 그렇게 선물받은 책이 하얀 종이에 쌓여있던 아라비안 나이트! 오천원을 받고싶은 마음에 무조건 열심히 읽고서 형을 기다리던 어느 밤, 조금 술을 마신 형이 돌아와서 물었어 "그래, 뭐라고 쓰여 있더냐?" "으~있잖아 그러니까! 열려라~참깨! 하니까 동굴안에 황금이 막~우와! 오오~오천원이다!" 그렇게 돈을 받고 흥분해서 어쭐줄 몰라하던 나는 "고마워!"하며 돌아서는데 갑자기 형이 다시 물었다. "그런데 뭐 다른건 없냐?" " 어? 나 진짜로 다읽었는데..."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런데 너는 천일야화란 말은 혹시 아냐?" " 아니 몰라!"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였다.

옛날옛날에 의처증으로 힘든 왕과 더 힘들어하는 왕국의 사람들! 그렇게 민심은 흉흉해지고 답답한데 그때 한 재상의 딸이 "도전! 제~가 하겠습니다. 결혼!"하면서 도전장을 낸거야! 그래서 당연히 아부지는 "오~마이갓!" 하면서 딸을 말렸지만 그녀는 결혼을 했고, 드디어 첫날 밤에 칼을 들고 온 왕을 만났지! 왕이 그녀를 보고 "베이베~이제 갈때가 된것 같아! 알면서 넌 왜 그랬어?"하면서 찌르려고 했는데 그녀가 말했어! "잠깐잠깐~ 잠깐만! 알았어요~ 그런데 갈때 가더라도 내 이야기는 좀 들어봐요! 겁나게 재밌거든!"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그러니까 그 동굴을 찾아서 딱! 문을 열려는데! 앗! 비밀번호가 뭐였지? 혹시 왕님은 기억나요?" " 어? 뭐라고?" "어머! 날셌네~ 왕님! 미안한데요 오늘은 여기까지~" 결국 왕은 그녀를 죽이지 못했고 다음날도 같은 모습으로 방에 들어와 칼을 드는데 그녀가 말했어! "2부있어요! 2부~" "아! 그래?" 그렇게 이어진 이야기가 천일! 그렇게 해서 감동을 많이도 먹은 왕은 그녀와 행복하게 살았데! 그게 천일야화야~

정상아! 넌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까? 공부를 잘하는 친구는 공부 얘기를 할거고, 또 만화책을 많이 읽는 친구는 만화 이야기를, 그리고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는 그 이야기를 하겠지? 그래서 형은 네가 무슨 이야기를 얼마나 할 수 있게 될까?가 궁금해! 그래, 천일이 아니어도 한 일주일 정도만이라도 할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이후로 아빠는 일기를 쓰는게 정말로 싫었어!

 

일어나서 씻고  밥먹고 숙제하고 꿈나라로!

 

'만약 내가 쓰는 일기가 그 책이었다면 난 한 장도 안읽겠다.' 그래서 아빠는 그때부터 꿈을 꾸기 시작했던것 같아.'앞으로 내가 쓰는 일기는 그래도 좀 재미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아빠는 지금까지도 꿈을 생각하는것 같아.


왜냐면? 정말로 모르니까! 도대체 내가 뭐가 되려고 이러는지... 그래서 젊은 날에는 분명 막연함에 힘이 들기도 했어! 분명 아빠가 공부한 과학에서는 연역적 탐구 방법을 배웠고 그렇게 문제를 인식하고 가설을 세워서 실험을 하면 어떻게든 결과가 나오게 되는데, 현실은 정말로 그렇지가  않았거든! 그래서 난  안 돼나 보다!를 생각하는 날들이 많았고, 답답 했던건데 이번에 이렇게 아프고 나서야 아빠는 다른게 보이더라? 그건 그때  같이 배웠던 귀납적 탐구 방법. 그건 이렇게 내가 스스로 실험을 수행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들은 계획되고 주도적인 실험보다는 꾸준히 관찰하고 해석을 하려고 하다가 보면, 언젠가는 그것을 예측하고 또 해석할 수도 있게 된다? 마치 날씨를 예측하고, 태풍을 예보하듯이... 그러니까 아들! 우리들의 이야기도 역시 앞으로 어떻게 해석되고 또 사용될런지는 아직 모르는거니까~ 아빤 그래서 아직도 꿈꾸는 것을 좋아하고 또 생각하고 있는 건가 봐!

ps. 그래, 젊던 날에는 분명 연역적인 방법이 멋져 보였다. 내가 의도를 하고 또 내 손로 하는 것만이 진짜 의미인거라고 생각 했던거지! 하지만 지금 이렇게 다시 생각해보니까 끈기있게 잘 관찰할 수 있는 것도 역시 내가 하는 것이 맞더라구!


그래, 우리는 역시 앞으로도 보는 눈과 체력을 키우는 일! 그것을 웃으면서 생각하게 되겠지?

암튼 화이팅이야~^^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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