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퍼? 그래도... 아니야! 그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이렇게 다시 오래 전에 썼던 글을 옮기면서 지난 3년간의 시간들을 정리하다 보니 그때는 분명 어떤 의미인지를 모르고 했던 그 일이 큰 힘이 되어 돌아와 주기도 했고, 또 의도 없이 했다고 생각했던 그 일들이 이렇게 시간을 거슬러 조합되는 모습을 보면서 모르고 지났던 나의 성향이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도 되었던 것 같다.
그래, 분명 우울증을 인정할수 없었던 그날에는 이유도 모르고 흔드렸던 내가? 인정하고 또 벗어나려고 애를 썼던 그날에는 그 방법을 몰라서 괴로웠던 내가? 하지만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벗아나야 했기에 어떻게든 마음을 먹어야만 했었다. 그렇게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했던 것이 나와의 약속이었다.
그건 세상이 말하는 우울증은 자존감과 긍정을 키워야만 했고, 또 자신을 사랑하는 모습이어야만 했기에 어딘가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는 그것을 찾아보려 했던 것이다. 사실 아프기 전에는 어떻게든 건강한 몸을 바탕으로 운동을 했었고, 그것도 안되면 무거운 짐을 지고 산에 오르면서 그나마 부족한 자존감과 긍정을 채울 수 있었던 내가 다발성 경화증이란 희귀병으로 몸이 마비되어 버렸고 또 그 후로도 여러가지 합병증으로 헐떡이게 되면서... 몹시도 힘이 들었지만, 아빠였기에 어떻게든 그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하지만 항상 그런 모습 뒤에는 "이런 몸을 정말로 사랑해야 한다고?긍정을 하라고?"란 마음이 불꽃처럼 타 올라 심장을 찢어버릴 것만 같은데? "인정을 해야 마음이 편해지는 건 알죠? 이런 욕심은 독이 되는거예요!"란 말은 평정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실은 기름을 붓는 모양이었다.
'그래, 정답 같은 말은 나도 알고 있어!하지만 입장을 바꿔서 다시 한번 더 생각을 해봐! 나도 그런 말은 이미 알고 있다구! 하지만? 하지만 말야! 그게 지금 안돼서 이러고 있는건데 그렇게 말해 버리면! 이미 들어서 알고는 있는데?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이미 다 알아 하고 있는데! 나만 몰라서 이렇게 안 하는게 되버리잖아! 열심히 해보려고 노력했지만 안되는 건데...그러니까 이제 그런 말은 사양이다! 지금 나는 이런 나를 긍정하지 못해서 죽겠는데? 그런 도통한 듯한 말은 싫다구!' 라고 생각하면서 억울함이 머리통을 온통 들쑤셔 버렸고, 이제와서 말하지만 정말로 반은 미쳐버릴 것만 같은 그런 날들이었다. 그렇게 어디에다가 하소연을 할 곳도 없고! 그래서 쓰기 시작한 글이 있었다. 9개월이 넘도록 30분도 체 자지를 못하는 불면의 날들을 살아내면서 잠을 자려고 안절부절을 못하고 애가 타는 내가 싫어서? 차라리 그 시간에 글을 써봐야 겠다! 하지만 잠도 못자면서 글이나 쓰고 있는 내 모습이 내가 봐도 긍정받기가 쉽지 않아서? 스스로도 최면을 걸어야만 했다.
무엇인가를 바라고 이러는 거라면? 내가 정말로 미친놈이 맞다! 하지만 이건 그냥 잠들지 못하는 나를 내가 죽도록 미워하느니... 그냥 마음이라도 편해지려고 하는 짓 인거다! 그러니까 그냥 해도 돼!
그래서 그런 글쓰기를 통해서 분명 나는 위로를 받았다.
세번째 약속: 살다보니 이런 일이...
이과생이었던 나는 사실 이런 장면까지는 그려보지를 못 했다. 하지만 해야 해서가 아니라! 하고싶었기에 시간을 쪼깨서 허튼 짓을 해버렸고 오늘은 신춘문예에 투고를 했다.
쓰는 동안은 좋았다. 생각을 해보지 못했기에 글을 쓰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상상도 하지 못했었는데...이렇게 지나고 보니 좋았다. 사실 손이 마비되고 나서야 나의 글씨체가 좋았다는 말을 듣게 되고! 또 아프고 나서야 그렇게 길지 않을 수 있었음을 알게된 내겐 몹시도 필요한 시간이었다.
내용은 두편입니다!
중편인 "이 길 위에서 우리는..." 은 지난 2년의 시간을 통해서 알게 된 우울증에 대한 이야기로 사연이 다른 두 청년이 바다가 그리운 벽! "망해"를 찾아 걸어가면서 진행되는 이야기로 사는 이유를 몰라서 허무함에 몸서리 치는 청년의 눈물과 희귀병으로 좌절하며서 눈물을 흘려야만 했던 청년이 길을 걷다 만나서 긴 시간 말이 없다가 여러 장면을 공유하면서 마지막에는 더디고 버거워도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아 웃게 된다는 해피엔딩이고...
단편인 "그 산은 내게..."는 그 누구도 묻지 않았기에 말하지 못했던, 제가 산에 들어야만 했던 이유와 결국은 산에게 허락을 받지 못하고 돌아오게 되는 상황에서 자신의 지금을 돌아보고 "따라하는 삶"이 아니라 번듯하지는 않아도 자신의 색으로 고유의 향을 내면서 살아보겠다는 젊은이의 이야기 입니다.
그리고 지인들이 있는 이곳에 이렇게 이런 글을 쓰게 되는 건, 전이었다면 제가 분명 쓰지도? 아니 썼어도 혼자서만 했을 텐데요! 이제는 글이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버린 제가 "유언실행!"이란 닻을 내려 바람치는 번민의 풍파속에서 흔들려도 길을 잃고 떠밀려서 떠내려 가고 싶지만은 않아서 입니다.
하고 싶은 그날까지는...요!
p.s 그래요! "내가 살다보니 별? 벨시란 짓도 다 보겄다! 이게 뭐더는 짓이여?"란 말은 20대를 살아오면서도 분명 들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분명 힘이 들었고, 또 배가 고팠을런지는 몰라도! 시간이 이렇게 흘러서 제가 웃고있는 것을 보니까
"그래요! 저는 어쩔 수 없는것 같습니다!"
분명 그렇게 쉽지 않았다는 것도, 또 무모하게만 보이는 짓에 걱정이 섞인 조롱의 말들이 있었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끝에 있는 그 성과 보다는 이렇게 그 과정이 중요했던 나는?
"행위 그 자체에 만족할 수 있었고, 여전히도 그렇다!"
정말 즐거운 한달 이었다. 이제 마지막 약속까지 모두다 지켰으니까! 적어도 올 해 만큼은 진짜로 나를 긍정해도 될?듯 하다.
사실은 가만히 앉아서 생각을 참 많이도 해야만 했다.
다 내 탓이고! 되돌릴수도 없다! 하지만 억울해도 들어주는 이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속으로만 감내하면서도 이렇게 괴로워하고 또 스스로를 부정하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아픈거 말고, 또 뭐가 문제인가? 뭐지? 그러다가 손에 잡힌 것이 "오해!"였다.
쥐뿔도 모르면서 읽기만 하고 다 알고 있다!고 오해를 했던거다?
어떻게 긍정하는 것인지도 모르면서 긍정을 말하고 또 바라는 모습이 얼마나 어설픈 짓이었던가?를 우울증덕에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