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화 12학번 물리학과 신입생의 나날들
얼떨결에 자퇴까지...?
12학년도 수능을 열심히 망치고 원서넣기에 정신이 없었다.4년제 갈 성적은 안되고 하고싶은 천문학과 지원하기에는 성적이 너무 안 좋았다.
차선책으로 수도권 대학에 물리학과를 넣었다.다른 대학교도 합격했지만 물리학과로 지원한 학교를 가게 되었다.수도권이라고 했지만 이것저것 다 타면 집에서 2시간 정도를 잡아야 등교가 가능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았는데..
그 학업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안들었다.
나는 물리학과를 2년 다니고 천문학과로 편입할 생각으로 들어왔지만 막상 물리학과에 들어온 대다수가 성적에 맞춰서 들어온 사람들이 많았다.
그냥 자연대가 성적에 맞춰서 들어오는 비율이 높았다.
그건 그 당시 대학의 입결을 보면 알 수 있다.
일단 학번제라서 뭔가 같은 나이인데 존댓말 쓰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여러가지 수업을 듣는데도 대학교 1학년 과정을 해야하는데 학생들의 수준이 낮다고 판단해서 고등수학을 다시 배우고 있었다.
그리고 강제는 아니였지만 술 마시는 모임이 생기면 가야할거 같은 분위기를 조장하였다.
뭔가 내가 생각한 대학교의 모습에 맞지가 않았다.
그리고 한참 이별의 아픔 또한 갖고 있기에 학교 생활에도 적응하지 못했다.
쓸데없이 겉멋도 들어 머리에 맨날 왁스칠,일주일별 색이 다른 바지를 입어가며 멋을 부렸다.
그래서인가 지금은 아예 패션에 관심이 없다.
학교에 대한 회의감은 갈수록 커졌다. 강의시간이 되면 나는 수능 준비를 조금씩 하기 시작했다.
이 학교에 남아있고 싶지 않았다.좀 더 열심히 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기 시작했고..전 연인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리기 위해 나는 몰두한 것이 필요했는데 그게 바로 수능 공부였다.
원래는 한 학기를 다니고 휴학하고 반수를 할 계획이였지만..그러기엔 시간이 부족할거 같아서 3월이 끝나갈 쯤에 자퇴를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지도교수님을 만나 상담을 한다.
그 교수님에게 내 상황을 잘 전달해드렸고..아쉬운 소리를 하셨다.
"생각이 있는 학생들은 다 여기를 떠나는구만.."
"한번 공부를 열심히 해보게"
그 교수님은 내가 당시에 흥미 있던 주제인 암흑물질 연구를 하시던 이론물리학자셨다.
그 분의 연구논문은 나를 이 학교에 머물게끔 하였지만..나의 공부 욕구를 이기지는 못했다.
휴학하는 것이 안전한 선택이지만 돌아갈 곳이 없어야 더 간절해지는 법이기에..나는 자퇴를 선택했다.
물론 나 혼자만의 결정이였다.
부모님 몰래 1학기를 다니는 척을 해야했기에..열심히 학교 가는 시간에 일어나서 혼자 도서관을 다니기 시작하는데..
<제 13화>도서관,외로움은 사무치는거다.
"모든 것이 멈춘채 시간은 조용히 흐르네.."
리쌍 노래가 도서관 계단에서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