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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아래 두 개의 방

세상 전부

by 천문학도

방 안에 있다고 해서

세상이 안 들리지 않는다


푹신푹신하게 이리저리

뒹굴 수 있는 두 개의 방


그리고 원할 때마다

코스대로 나오는 음식에


배가 불러온다


이 집이 튼튼한지 귀를 쫑긋

서두르는 발길질


금방 앞에 있는 문을 열라고

하지만 수개월 뒤에 나오라고


옆방에 있는 친구는 조용히

기다리며 먹기만 한다


그리고 집에서 잠이 슬슬 오는

클래식 음악과 의미 덩어리의 말들


분명 내려올 땐

어떤 임무를 받았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하나만은

확신할 수 있다


나가지 않은 세상이지만

그들의 전부일 거 같다는


수개월이 지나

밝은 빛을 본 순간


육성이 들린다


우렁차게 우는 덩치 큰 친구가

내 쌍둥이 형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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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수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