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선물
가을날이 익숙한 9월에
가랑비에 젖어
네 잎클로버를 찾는 꼬마를
보며 그 옆에 주저앉아
무수히 많은 세 잎 클로버들
사이를 껑충껑충
뛰어다니는 벌레들
아랑곳하지 않고 분주한 손
아이의 머리가 더 젖을까
그 머리 위로 우산을 씌어주며
같이 네 잎 클로버를 찾는다.
아주 작은 네 잎을 보여주며
껑충껑충 뛴다
거세지는 비에 아이에게
우산을 주고 집으로
머릿속은 시끄러워도
아빠 없는 집 안은
고요하다
형이 없던 집도
이 느낌이었을까
폰 알람이 하나 울린다.
"생일 축하해"
치킨과 콜라 치즈볼까지
무척 먹고 싶었을까
이 친구의 우산이
나를 더 젖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