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들지 마세요

풍경 21

by 김도형


나는 당신이 철들지 않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기다리지 않아도

때가 되면 여름이 가고 겨울이 오는걸요


당신이 철들지 않으면 좋겠어요

굳이 바라지 않아도

청춘의 색은 쉬이 회색으로 바래거든요


철든다는 것은

달과 별의 운행을 따른다는 것

지상의 수레바퀴를 이해한다는 뜻이에요


흙과 먼지로 연명하는 삶이라도

손쉽게 놓아버리지 마세요

먼바다로 급한 듯 가버리지 마세요


철들지 마세요

철든 후 이제 되었다 웃으시면

가슴이 하염없이 무너지잖아요


그저 예전처럼

한참 모자란 얼굴로

오래도록 그 자리에 남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