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날을 받아 들고
집을 나섰습니다
눈이 내린 아침은 특별합니다
슈거 가루 잔뜩 뿌린 케이크 같은 세상입니다
그러나 바람은 차갑습니다
금세 옷 속으로 냉기가 스며듭니다
가방을 팔에 걸치고 외투 깃을 세웁니다
그리고 손이 시렸던 날들을 기억해봅니다
방문을 나서면 하얗게 입김이 서리고
학교가는 길에 두 귀가 빨갛게 얼어붙고
언 발이 가려워 이불속에서 마구 비벼대던 일
종종거리며 사람들이 앞서갑니다.
하지만 춥다고 급히 걷지는 않습니다
새벽 겨울을 여시던 어머니를 그렇게 쉽게 놓고 싶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로비에서 마주치는 어느 누구도 볼이 빨개진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는 겨울을 대접하는 법을 잊었습니다
문밖의 거리엔 눈바람만이
강아지처럼 이리저리 뛰어다닙니다
가로수는 가끔씩 몸을 흔들어 눈꽃을 떨구고
새 날의 시계는 정오를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