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등

by 김도형



목련이 정오에도 환한 것은
낮에도 어둠이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낮과 밤이 계절을 번갈아 비춘다 해도
한낮이 미더운 봄은
목련등을 한가득 피워 들었다



힘겨운 지난 시절을 건너느라

슬픔과 공포를 지워내지 못한 눈동자들



두세 개의 손길로는 충분한 위로가 되지 못하리니

열흘이 넘도록 수백 개의 등불로 비추어야

비로소 사람들은 안심할 것이었다



이 봄

만개한 백목련은

한 마리 학과 같이 홀로 서서

온 동산을 환히 비추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