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못하는 여름밤

by 김도형



여름엔 밤조차 무더웠다

한낮의 열기도

새벽녘에 이르도록 식지 않고
가슴속 뜨거운 회오리바람은
끊임없이 일어났다

상념들도 잠들 법한데
작은 반딧불로 조각조각 다시 피어나서
밤하늘을 떠돌았다

누가 우주에 흐르는 강을 보았을까
밤마다 그 물이 거꾸로 쏟아져

불안한 꿈으로 굽이쳤다


밤은 번개와 천둥을 앞세워
소낙비로 맨 땅을 두드려대고
흙먼지 내음 가득한 바람을 일으켰다


낮을 낳는 밤


그 밤이 산을 부추겨
황금빛 용암이 솟구쳐 내리면
새로운 신화가 검게 빚어졌다

검푸른 빛으로 굴절된 밤


여름밤은 제법 뜨거워서

난을 굽는 화덕처럼
사람들의 사랑을 쉬이 익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