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투자법

50대의 선험을 믹싱하라!

by 김도형


참으로 아이러니한 세상이다. 코비드 19 바이러스의 팬데믹 현상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한데 오히려 주가와 부동산은 상승과 폭등을 이어갔다.





2020년 9월 첫 주, 코로나 재확산으로 하루에도 수백 명씩 국내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고령의 기저 질환자는 감염시 치명적인 상태에 이르기 쉽다. 세계적으로는 미국, 브라질, 인도의 현재 1일 확진자가 수만 명에 이른다. 아직까지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기에 추가적인 감염을 저지하는 방법은 매우 제한적이다. 개인적인 위생관리- 마스크 착용, 소독제 사용, 외출 제한, 거리두기-가 가장 중요한 방역 지침으로 제시되어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집단 활동의 제한 및 금지를 탄력적으로 운용한다. (물론 방역의 기본에는 반드시 필요한 의료 인력과 병상, 그리고 진단 역량이 포함된다.)


그동안은 정말 운 좋게도(사실은 사스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의료 체계를 정비하고 전염병에 대한 국민 의식을 개선한 효과이다) 대한민국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확산을 저지해왔다. 1차 신천지 파동, 2차 이태원발 확산, 3차 광화문발 전국 대확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형태의 감염을 온 국민이 몸소 체험하며 당국의 방역 지침을 준수하고 있다. 그 와중에 감춰졌던 일부 종교의 비밀스럽거나 이기적인 행태가 속속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제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최소 이삼 년간의 코로나 비상사태를 예고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백신의 효용성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바이러스의 특성상 완전 박멸이 어려울뿐더러 강력한 전염력으로 인해 중장기적인 대처가 요구되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 국민적인 경제 활동은 자연스레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해 세계 각국의 정부는 경기 침체의 이중고를 막고자 일시적으로 통화 지출을 늘려왔다. 이는 과거의 몇 번에 걸친 심각한 경기 하강을 경험한 정부들이 선제적으로 통화 확대 정책을 편 것이다. 통화 유동성을 높여서 경제 활동을 촉진하여 경색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이런 정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악화된 현상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단기간의 처방으로 끝나야 효과가 클 것이므로 코로나의 장기 사태를 맞은 당국으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화량의 확대 시스템은 간단하다. 대출금리를 파격적으로 인하하고 대출조건을 낮추면 시중으로 무한대의 돈이 흘러나간다. 그리고 비상시에는 국가의 재정 상태에 따라 현금이나 쿠폰을 각 가구나 개인에게 지급하여 경제활동을 독려한다. 이미 미국과 일본과 우리나라가 자국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서 시행한 정책이다. 그런데 대출금이나 국가가 지급한 근로장려금 등을 받아 든 개인이라는 주체는 자신의 판단 기준에 따라 저축할 수도, 가계 지출로 포함하여 소비할 수도, 소비하지 않고 다른 곳에 투자할 수도 있다.


문제는 여기서 파생한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통화량 확대가 모두 선순환적으로 작용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에서는 어느 경우이든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 항상 존재한다. 호황기든 불황기든, 전쟁이든 역병이든 어떤 상황이라도 가리지 않는다. 그런데 이와 흐름을 함께 하는 현상이 대규모로 발생했다.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과열된 것이다.


과거 십 년, 이십 년 전과는 달리 지금은 정보 검색에 제한이 없다. 정보 분석을 통해 직접 체험하지는 않았더라도 과거의 패턴으로 미루어 미래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핸드폰의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기능에 최적합된 세대는 현재 이삼십대로 보인다. 최근 현실 세계에서 이들의 집단 경제 행동의 여파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내가 본 최초의 사회 초년생들을 중심으로 한 집단 경제 움직임은 2018년 전후의 가상화폐 건이다. 당시 기성세대는 가상화폐의 개념조차 파악하기 못했고 일부 전문가들도 그 효용성의 여부를 확신하지 못했다. 그러나 IT세대는 새로운 화폐의 등장에 열광했고 이를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투자처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 열풍은 대학생의 학자금과 고교생의 용돈까지 빨아들였다. 큰 손들에게는 마침내 거대한 수익의 장이 열린 것이다. 신중론을 펴는 소수 전문가들의 의견은 가차 없이 폐기되었다. 세계적인 저명인사들의 가상화폐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그러나 현 50대들이 호기심으로 코인 거래소에 한 번 계좌 등록해볼까 하는 사이에 가격은 폭락했고 우후죽순 생겨났던 거래소는 폐업했다. 몇몇 거래소 대표는 거액의 횡령 혐의로 구속되었다. 개인들이 맛보았던 약간의 이익 경험은 거대한 손실을 가져왔다. 결과는 허망했다. 그 당시의 키워드는 <존버>였다. 젊은이들이 주역이었던 거대한 코인 열풍이 휩쓸고 지나가자 6,70대를 대상으로 한 피라미드식 코인 사업이 또 한 번 소용돌이쳤다. 고수익 보장으로, 가입자 추천 시 보너스 포인트 제공으로 미끼를 던지는 수법이다. 그들의 실체를 알지 못했던 실버 세대 일부는 노후 자금을 사기 집단에 헌납하고 말았다.


그때의 실패는 젊은 세대가 이익 사회에 대해 본격적으로 눈을 뜨게 된 계기가 된 듯하다. 왜냐하면 올해 초 코로나 사태로 주가와 집값이 하향세로 접어들었을 때 젊은 세대의 갑작스러운 투자가 시작되었다.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고려해볼 때 역방향적인 투자가 발생한 것이다. 실질적인 자본 실세인 5,60대의 관망세와는 대조적이었다. 젊은이들은 소액으로 주식 시장에 등장해서 외인들의 대규모 매도를 받아냈고 동학 개미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그리고 삼사십 대는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큰 세력으로 부상했다.


그들의 투자 근거는 과거의 정보를 기반한 것이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하향세는 진정되고 회복은 가팔랐던 지난 기록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 전 신문기사에 따르면 성공적이라 평하던 개미들의 투자가 평균적인 이익선을 겨우 넘어섰다고 한다. 이른바 초기 개미들만 약간의 이익을 얻었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지난 주에 결혼 3년 차에 접어든 조카와 통화를 했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코로나로 인한 직장 생활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그리고 자연스레 최근의 주식과 부동산 시장으로 화제가 옮겨갔다. 은연중에 현재 서울 시내의 전세살이에 대한 불안감을 내비쳤다. 자세히 물어보니 조카 친구들, 직장 선배들 모두 부동산을 화두 삼고 있었다.


친구들 중 몇 명은 몇 달 전에 정기예금을 깨고 대출을 최대한 일으키고 양가 부모님을 졸라서 아파트를 샀다는 것이다. 자신들도 일 년 전에 전세 계약을 할 것이 아니라 무리해서라도 집을 매입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결과론적 해석이라서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상황 관리 아닌가? 그저 몇 마디 참고할 사항을 전해주었다.


- 그런데 내가 보기엔 이미 너무 집값이 올라서 매수할 타이밍은 아닌 것 같아.(동료들은 지금이라도 사는 것이 옳다고 해서 머리 아프단다)


- 현 경제 성적을 보면 코로나 발생 이전을 기준으로 주택 가격은 20~30% 정도 내려 있어야 정상이야.(주식 시장도 마찬가지이다)


- 현재 경제 실적과 반대로 움직이는 비정상적인 주택 가격은 정부의 통화 확장 정책 때문이야.(이건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정부의 부동산 시장 개입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 늘어난 통화량이 코로나 이전의 약 두 배라니 사실 집값이 두 배로 부풀어 오른 것은 일면 충분히 생길 수 있는 현상이야.(금리와 통화량의 상관관계를 이해한다면 단순히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손봐서 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 경제 침체를 방어하기 위한 통화 팽창 정책이기에 부동산 폭등 같은 부작용이 발생해도 현 단계에서는 정부가 이 정책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지.(정부가 지금까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이 대증요법에 불과한 이유이다. 서민들이 놀라 아우성을 치니 정부는 기본적인 액션이라도 보여줘야 했다. 그런데 그 액션도 쌓이고 쌓여 주택 시장이 급 반전하는 상황에서는 초급락이라는 엄청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 무주택 서민들의 최대 관심사인 주택 가격은 코로나가 결정하는 중이지. 구체적으로는 신뢰할만한 백신이 개발되는 시점이 한 번의 변곡점이 될 테고.(백신의 효과가 확인되면 즉시 대량 접종이 실시됨과 동시에 경제 활동이 폭발할 수 있다)


- 백신이나 치료제로 어느 정도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면 정부는 통화 팽창의 부작용을 제거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규제를 강화해 통화 긴축으로 돌아서겠지.(통화량의 회수는 당연히 주가와 집값 하락을 의미한다. 이는 반드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인데 그 타이밍을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 여유 있게 4~5년 뒤를 보는 것이 좋겠어. 지금 사기도 어렵지만 산다면 조금 더 오를 수는 있겠지. 하지만 그 이후가 정말 문제야. 지금 산다면 언제 급락할지 몰라서 밤잠을 설칠 수도 있어.(이 대목에서야 조카의 목소리가 한결 편안해졌다)




오르막 뒤엔 반드시 내리막이 있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살다 보면 변칙적인 상황도 맞게 되나 큰 틀에서는 이 격언은 조금도 틀린 말이 아니다. 끝없이 오를 것 같은 느낌도 하나의 공포이다. 급락도 공포심에서 비롯된다. 상식적이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욱 차분히 대처해야 한다. 그 비상식의 흐름에 끌려가면 적었을 손실이 감당 못할 손실로 돌아올 수 있다. 과거에 무리한 문어발식 투자의 결과로 대재벌들이 해체되는 광경을 똑똑히 목격하지 않았는가? 그들의 비즈니스 경험과 지식은 대부분의 서민보다 뛰어났을 것이다. 그들도 한동안은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끝은 무상했다.


최초의 불교 경전인 <숫타니파타>에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구절이 있다. 주변의 풍문에 마음이 불안하여 흔들린다면 이미 절반은 패배한 것이다. 정말로 걱정된다면 연구할 일이다. 그리고 멘토와 같은 전문가의 꾸미지 않은 진솔한 이야기를 찾아서 경청해야 한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젊은 층의 주식과 부동산 투자는 낙관적인 결과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코인 투자의 손실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단지 액수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들이 먹이를 찾아 모여도 노련한 기성세대와 큰 손들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패기와 의욕은 반드시 경험과 시간을 동반해야만 빛날 수 있다.


위기가 기회라는 격언은 이번 코로나 사태에도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경험상 젊은이들의 시도는 한 템포 빨랐고 결국 거의 실익을 챙기지 못한 형국이다. 최선을 다하였어도 타이밍의 미학을 습득하지 못하면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라는, 삶은 몸으로 체득하는 고차원 방정식이라는 사실을 알아챘으면 좋겠다.




*** 의견의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글이 길어졌다. 또한 제목처럼 투자법을 제시하지도 않았다. 지금은 삼가는 것이 최선의 투자라는 것을 말하고자 하였다. 적은 돈을 주식에 투자하고 날마다 일희일비하며 생업에 집중 못한다면 이익 여부를 떠나서 존재의 의미마저 훼손될 수 있다.

또한 이 모든 것은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참고하시기만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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