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감은채로밖에는비가오고있으면좋겠다는생각을했다
아침늦게커튼을치고잠이들었다
두세번화장실에다녀와물을마시고다시잠이들었다
꿈속에서는낯선호숫가의산책길을하염없이걸었고어느지점에서한아가씨가물에빠지는것을목격했다
간신히그녀를구해낸뒤에주변에있던모르는사람들에게욕설을퍼부었다
그들은냉정한시선으로그사건을지켜보고있었다
그리고외국어느도시를여행했고어느순간핸드폰을분실했다
전여행지에서함께지냈던사람들을다시만났으나그들역시알수가없다고했다
여행의모든기록과나의과거가일시에사라졌다는공포가엄습했다
누군가의말처럼인생을리셋할타임이찾아왔다
자는동안핸드폰이두세번울렸고구독하는작가의글제목들이생성되어찍혔다
내가구독하는이들은대부분구독자수가많았다
그러므로그들은내글을의미있게읽을여유가없을것이었다
예의상클릭수가오르는것은내가바라는것이아니었다
그렇다면잠결에그글을읽거나라이킷을누르는것은스스로에대한기만일것이다
잠을깨더라도더이상클릭하고싶지가않아졌다
그렇게알림창에는읽지않은대여섯개의글이차례로쌓여갔다
허망함속에간혹진심이드러나던지난밤의이야기들
술병들은속을깨끗하게비워내고하나둘씩문밖으로사라졌다
스스로의이야기에짓눌린사람들
이야기의진위를추궁하지않기로공모한시간
익숙치않은웃음소리로모든실패를자랑하는밤
때론외줄타는심정으로서로의잔을부딪혔다
꿈은다시피어났고때가지났지만배고픔을느끼지못했다
창밖으로지나는바람은후드덕이는빗소리를닮아있었다
그리고두시간후정말로어둑해진거리에비가내렸고나는그비를맞이하려천천히길을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