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가넘자소리가들려왔다
문밖으로밤이걸어다니는소리
달빛이창틀에부딪혀깨지는소리
방안벽에걸린시계의날카로운초침소리
낮게울려퍼지는형광등의전기소리
벽을타고들리는수돗물의흐느끼는소리
그사이로가끔씩거리의배달오토바이엔진소리가진폭을키웠다가사라졌다
누군가말을걸어왔다
대답을했는데
무엇인가불만스러웠는지화를냈다
다투기싫어피하고싶었지만그목소리는계속이어졌다
결국그만하라고소리를질렀다
하지만두눈을똑바로뜨고계속나를쳐다보았다
추궁하며따라오는그는낯이익었다
자세히보니바로어제의나를닮았다
화해하지못했던지난날들이찾아와시비를거는밤
그들의빛깔은어두웠다
아니오늘이오히려더검게물들어있었다
나는회개의자세를갖추지못했기에
지난것들에게서용서를받지못했다
밤은하루를심판하는법정
날마다그재판장에서
참회의글을써보려했지만
가식과변명만더늘어났다
후회가몰려다니는거리
소리의감옥
거친숨소리는창살로허공에촘촘히들어섰다
밤12시가넘자어제가되어버린시간이
냉정한목소리로다가와인사를건넸다
지난날의대가를잘치르고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