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이야기

by 김도형


사람들의 이야기는 희한했다


그들은 무심하게 지나가듯 말하거나

과장해서 말하기 일쑤였다

그리고 때로는 갑자기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들의 머릿속과 가슴에

도대체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간혹 진실이 묻어 나오는 낱말 뒤에는

맥락 없는 사설이 따라붙었다


누구나 말은 하지만 말은 어디에서도 제대로 대접을 못 받았다

사람들은 자신을 위해 말을 함부로 쓰며 모욕했다

그들의 이야기는 괴물처럼 변해갔고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토해냈다


태초의 한 소리가 수많은 자식을 낳았지만 사람들은 그것들을 노예처럼 부려댔다

그리고 사람들은

마침내 소리의 저주, 말의 덫에 걸렸


사람들이 뱉어낸 소리는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고 모두 살아서 되돌아왔

그들은 그 말의 무게를 짊어져야 했다

이야기의 숨결과 눈빛 그리고 일생을 책임져야 했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값싸게도 쉽게 만들어냈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이야기는 몹시도 가여운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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