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좌판에 놓인 쑥 한 바구니
가만히 들여다보니
봄을 한 아름 끌어안았다
솜털이 가득한 흰 얼굴로
생기 잃은 사람들의 주린 배를
기특히 채워주곤하던 나물
어느덧 입맛으로 사는 세상이다
애써 찾는 이도
눈여겨보는 이도 드물어
저희들끼리 어깨를 기대고
시름을 나눌 뿐이다
* 봄이 완연하건만 제 터를 떠난 생명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것도 어린것들일 땐 더욱 맘이 짠해집니다. 동유럽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론 봄의 향취를 마냥 즐기지 못하는 나 자신이 어딘가 부족해 보입니다. 이것도 병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