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도형 Mar 17. 2022

봄의 경고


혹독한 계절은 겨울만이 아닙니다


찬바람이 잦아들고

햇볕의 무게가 달라지면

따뜻한 바람이 서서히 불어오고

땅속의 씨앗은 발아를 준비합니다

시련도 끝나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봄은 온화함 뒤에 비수를 감추었습니다


봄을 환호하는 이들은

숨어 번뜩이는 눈을 경계해야 합니다

모든 낡은 것을 잘라버리는

날카로운 날을 조심해야 합니다


지난 계절의 구태의연을 벗지 않으면

표적이 될 수 있습니다

낡음에 머문 이들의 손은 위험에 노출됩니다

새로움을 입지 않은 이는

봄의 문턱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자신의 샘에서 신선한 물을 길어내야 니다

그 물로 정원을 적시지 않으면

봄의 열기를

견딜 수 없을 것입니다


계절의 여신은

한 손에 붉은 꽃다발을

다른 손엔 조종(弔鐘) 높이 들었습니다





* 다시 봄이 왔건만 안타까운 소식은 끊이질 않습니다.

영유아 사망 급증으로 인한 소아 전담병원 추가 지정.

멀리 우크라이나에서의 민간인들의 희생.

세계적 전염병과 전쟁은 모든 사람들의 가슴을 짓누릅니다. 그리고 그 여파는 시시각각으로 다가옵니다. 그래서인지 올 봄의 표정은 여느 때보다도 창백합니다. 계절의 여신이 그 화창한 빛을 속히 회복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비와 눈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