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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형 Apr 14. 2022

바보가 된 사람


그대 원하던 모습이 되니 좋은가요

나는 당신을 바라보면 서글퍼져요

왜 그때 바보가 되어보라고 했을까요

때가 되면 절로 바보가 되고 마는 것을


알고 보면 내가 더 바보예요

쓸데없이 세상 걱정 다 움켜쥔 바보예요

훌훌 벗고 빙긋이만 웃는 당신이 맞아

오늘 당신은 내가 되고 싶었던 사람이네요





* 절친이 두 장의 사진을 보내왔다.

어느 정도 치료가 진행되자 걱정을 덜어줄 겸 해서 보내듯 하다. 하지만 사진 속의 얼굴은 좌우 비대칭이 가시지 않았고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대신 눈매는 어린 사슴처럼 한없이 순해졌다.

함께 학창 시절을 보냈던 순수했던 시절이 떠올랐다.


나 역시 한때 병실에서 삶과 죽음이라는 명제에만 매달렸던 때가 있었다.

침대 옆에서 측은한 눈길로 한참씩 바라보았던 후배는 지금도 그때 이야기를 한다.


지식이든 지위든 돈이든 더 많이 쌓아야만 비교 우위에 선다고 믿는 세상.

더 큰 흐름이 있어 그것이 다가 아님을 때때로 일러주는 것은 아닐까.


오늘은 점점 아기가 되어 평안한 표정으로 하직하신 어머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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