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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형 May 30. 2022

아카시아


단단한 가시 속에 몸을 숨기던

키 큰 아가씨 나무


 꽃송이 박힌

연초록 드레스를 걸쳐 입었다


문득 스며드는 달콤함

언덕 위 여인이 퍼뜨리는 것은

검은 기억을 지워내는 마법의 가루


우리도 한 때는 향기로웠으나


바람과 결별하고

숲과 하늘로부터 멀어져

파랗게 피가 식어가고 말았다


오늘 활짝 꽃을 피운 뜻은

굳은 몸을 일으켜 세우려는 


그렇게 값없이 내어주는 숲의 손길

오월의 아카시아




* 아카시아 꽃의 향연은 한 때로 끝나지 않는다.

수없이 많은 날갯짓을 불러내어 족히 벌통을 한가득 채우고도 남는다. 그리하여 사계절 내내 그 뜻을 조금도 멈추지 않는다.


- 생기를 회복하시라. 그리고 살아가시라.



(철이 지났지만 이제서야 짬을 내어 감상을 마무리해본다. 때마다 적절한 말을 지어내는 일. 어지간히 부지런하지 않고는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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