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가시 속에 몸을 숨기던
키 큰 아가씨 나무
흰 꽃송이 가득 박힌
연초록 드레스를 걸쳐 입었다
문득 스며드는 달콤함
언덕 위 여인이 퍼뜨리는 것은
검은 기억을 지워내는 마법의 가루
우리도 한 때는 향기로웠으나
바람과 결별하고
숲과 하늘로부터 멀어져
파랗게 피가 식어가고 말았다
오늘 활짝 꽃을 피운 뜻은
굳은 몸을 일으켜 세우려는 것
그렇게 값없이 내어주는 숲의 손길
오월의 아카시아
* 아카시아 꽃의 향연은 한 때로 끝나지 않는다.
수없이 많은 날갯짓을 불러내어 족히 벌통을 한가득 채우고도 남는다. 그리하여 사계절 내내 그 뜻을 조금도 멈추지 않는다.
- 생기를 회복하시라. 그리고 살아가시라.
(철이 지났지만 이제서야 짬을 내어 감상을 마무리해본다. 때마다 적절한 말을 지어내는 일. 어지간히 부지런하지 않고는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