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도형 Aug 20. 2022

여름의 안부


폭우가 쏟아지기 전

가뭄에 지친 숲은

진즉에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이글거리는 태양은

뜨거운 숨을 훅훅 불어댔고

대지의 물웅덩이를 하나씩 지워나갔다


밤도 열기로 몸을 비틀어대는

식은 지 오래된 내 사랑은

좀처럼 덥혀지지 않았다


여름이 가을이고

가을은 겨울인

변두리 삶으로 걷는 길

더위는 문을 두드리며 안부를 물어왔


그 여름이

한바탕 물난리로

잊지 못할 장면을 걸어놓고

뒤돌아서 성큼성큼 걸어간




* 숨쉬기조차 힘든 열기.

하지만 기억 속의 여름은 더 뜨거웠다.

땡볕을 날로 쬐어 땀띠 가득했던 한여름의 풍경.


시간은 몸의 불을 서서히 식혀갔다.

불이 없으면 싸늘히 식는 몸과 의식.

희망도 빛을 잃어갈 즈음 더위가 찾아왔다.


땀 좀 내시고 일어나 보세요~


천둥 벼락을 동반한 여름의 격정.

위험하지만 그 불기운에 의지한 바가 있다.


올여름도 크고 작은 재해로 피해를 당한

많은 분들의 조속한 치유를 기원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두부 종소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