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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형 Sep 12. 2022

노을


그때도 노을이 졌다


나란히 바닷가에 앉아

수평선에 몸을 담그는 해를 바라보았


갈색 눈동자에 비친 석양


태양은 빛깔 구름을 잔뜩 펼쳐놓고

사이사이로 넘나들었다

 

수면에 가까워질수록

황금빛 꼬리를 더 길게 흔들었


소리 없이 붉어진 하늘, 바다, 얼굴


내일을 생각하는 것이

무슨 소용 있을까

하루를 지내는 일도 쉽지 않았다


채운이 드리운 초가을 저녁


지난 사랑의 기억처럼

낮의 끝은 늘 잠깐일 뿐이






* 파란 가을 하늘을 보았던 적이 언제인가 싶다.

요즘 그 맑고 높은 하늘빛으로 큰 위로를 받는다.

곧 중국의 난방이 시작되는 11월이면 이마저도 사라진다니 아쉬운 마음이 한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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