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by 김도형


그때도 노을이 졌다


나란히 바닷가에 앉아

수평선에 몸을 담그는 해를 바라보았다


갈색 눈동자에 비친 석양


태양은 빛깔 구름을 잔뜩 펼쳐놓고

사이사이로 넘나들었다

수면에 가까워질수록

황금빛 꼬리를 더 길게 흔들었다


소리 없이 붉어진 하늘, 바다, 얼굴


내일을 생각하는 것이

무슨 소용 있을까

하루를 지내는 일도 쉽지 않았다


채운이 드리운 초가을 저녁


지난 사랑의 기억처럼

낮의 끝은 늘 잠깐일 뿐이었다






* 파란 가을 하늘을 보았던 적이 언제인가 싶다.

요즘 그 맑고 높은 하늘빛으로 큰 위로를 받는다.

곧 중국의 난방이 시작되는 11월이면 이마저도 사라진다니 아쉬운 마음이 한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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