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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형 Sep 17. 2022

가을 무늬


가로등불 아래


반짝이며 흐르는 냇물

마주 지나가는 사람

살랑대는 바람

풀벌레 소리

백일홍꽃

어머니

추수


저녁 무렵

초가을이 포시 조각보를 펼쳐냈



가을을 연상시키는 국화의 꽃망울이 앙증스럽다
백일 동안의 연정, 그 붉음의 경외로움
아기 손처럼 여린 호박순. 동글뱅글 뻗어났다.
가슴 아린 전설이 어린 쑥부쟁이
고운 복숭아물 들이려면 백반이 필요했다
시들어가는, 그러나 기품을 잃지 않는 계절의 표상
높이 솟아 흔들리되 눕지 않는 갈대가 전하는 말~
사진으로는 황금 들녘을 절대 실감할 수 없다
세상이 각박해도 가을 밤은 늘 풍성하고 여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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