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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with 풍경
코스모스
by
김도형
Sep 1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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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걸까 말까
석양이 지는
길가에서
수줍게 흔들리는 코스모스
날마다 크는 소리 들으며 지나쳤지만
멍울 맺히고 꽃잎 열었을 때야 알았어
솟구치는 열기를 식혀내며
벌판을 덮어내는 하늘하늘한 몸짓
부드러움이
억셈
을
지긋이 밀어낸다는 것
꼬물꼬물 허공을 휘젓는
아기 손을 보고도 알지 못했으니
세상의
생김새를 묻는다면
이 벌판에 서 보라
하겠네
둥근 세월 모나게 부딪힌 것은
내 안의 바람이 너무 거셌던
탓인걸
용서하렴
곁에 서서 잠시 참회하려니
쌓인 검은 허물을 네 꽃잎으로 씻어보련다
때가 되면
잊지 않고
적당히 낮은 키로 찾아와
쓸쓸한 길 함께 걷는 친구야
오늘은 너의 환한 빛에
밤의 시작이 기쁜
가을날이다
가을의 또 다른 이름들,
푸른 하늘, 백일홍, 그리움, 코스모스, 가는 비, 선뜻한 바람, 물을 움켜쥐는 잠자리, 붉게 상기된 대추알, 어머니의 손, 할아버지의 기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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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길에서 일어나 길을 걷다가 길 위에 눕습니다. 그리고 때때로 그 길의 풍경을 묘사합니다. 또한 구독 행위에 매이지 않고 순간의 기분에 따라 이곳저곳의 글을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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