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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형 Nov 13. 2022

하늘을 보자


하늘을 보자

혼자일 때에는 하늘을 보자


사람들 사이에서는 

사람과 사람이 가진 것만 보였

그러니 아무도 없는 빈 거리에서는

하늘을 보자

가라앉는 눈을 들어

늘 거기 있는 하늘을 보자


사람의 일은 변하기 쉬워

서로에게 아픔이 되곤 하니

위에서 상처가 깊어질 때는

저 멀리 하늘을 보자

어두운 하늘이 푸르게 밝아지고

또다시 검게 적막해지는 하늘을 보자


우리의 바램이란 때의 흩날리는 빗방울 같은 것

그것일절로 말라 사라지게 두고서

고개 들어

살포시 어깨에 손 올리고  있는

 큰 하늘을 바라보자




*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는 어디에서 치유할까?

때론 또 사람이 그 일을 하기도 하지만

가까이서 지켜보는 베란다의 한 포기 식물,

얼굴만한 갈색 이파리를 떨구는 가로수,

모두의 어깨를 감싸 안고 다독이는 하늘이

언제나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병상을 의지했던 친구는

푸른 하늘이 원망스러워 쳐다보지 않았다.

얼마 전에 와 함께

단풍으로 물드는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우리에게도 새 날들이 남아 있음을

기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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