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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형 Nov 16. 2022

가을의 또 다른 이름들


아침마다 높이 달아나는 하늘

초저녁 성당의 아스라한 종소리

샛노란 등 달고 흔들리는 모과나무


후드덕 거리는 빗방울의 차가움

대접만한 이파리를 떨구는 가로수

젖은 솔잎을 밟을 때마다 퍼지는 향기


쌀쌀했던 운동회날의 아침 공기

김장 때 빨갛게 무친 배추속 한

입으로 물 뿌리면 팽팽히 당겨지던 창호지

빨랫줄 가득 장막처럼 펄럭이는 이불 홑청


피서객 끊긴 바닷가의 파도소리

폰 사진 속에서 피어나는 지난 계절의 열기

그리고 숲 속 가득 붉게 물들어가 그리움





* 가을의 또 다른 이름을 호명하고 보니  체험과 감수성의 빈약함이 드러나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올리는 행위는 손을 내미는 것과 같다.

살아있으로.

살아있음을 확인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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