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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형 Mar 04. 2023

홍매화


꽃이 피었네

진분홍 꽃이 피었네


진눈깨비도 빗물도 없이

밤하늘의 이슬만 의지하여

살포시 작은 눈을 하나씩 열어냈네


가까이 갈수록 수줍은 얼굴

간간이 들리는 벌들의 날개 소리


별다른 향도 없는데

어떻게 알고  꿀을 따러 왔을까


그렇구나

매화 향기는

대여섯 걸음 물러나야 드러나는 걸

연한 분향으로 공중을 맴돌다

저 멀리로 은은히 퍼져가는 걸


겨울 끝자락이리도 황홀한

 마음은

아직도 문을 열지 못하고 멈춰서 있을까


꽃이 피었다

하늘 한쪽 물들이 피었다


님 가슴 골짜기를 건너 

붉게 상처 난 색으로 

점점이 피어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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