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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김도형
Mar 12. 2023
부슬비 내리는 휴일 아침
허리우드 극장 아래 좁은 골목길의
돼지국밥 집에 앉았다
두세 군데 가게만 문을 열었을 뿐 지나는 행인들도 드물다
멀리 티브 앞에서 혼자 밥을 먹는 청년
무슨 일로 이 시간에 나왔을까
손에 꼽을 정도로 몇
안 되는 손님들이기에 가져보는 관심이다
다른 이도 이처럼 나를 생각하고 있을까
흔들리던
지난밤은 죄가 없다
흐린 하늘 너머 별을 바라보던
이
의 눈길도 나무랄
일은
아니겠지
특유의 냄새와 비주얼 덕분에 직장 생활 초기에도 먹을 수 없던 국밥
오랜만이다 보
니 매운 다진 양념을 빼달라는 말을 깜빡 잊었다
수저로 조심스럽게 건져낼
수밖에
가게밖 대로에는 차들이 수시로 지나간다
그때마다 타이어에
달라붙었던
빗물이 우수수
떨어져 나간다
열린
문 안으로
들어왔던
눅눅한
차소리
도
금세
빠져나가고 만다
개봉작만 상영하던 옛 허리우드 극장이 이젠 실버층을 위한 추억의 재상영관으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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