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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형 Aug 07. 2023

매미의 사랑


랑을 원했으나 이루지 못했어

그래서 늦은 밤에도 잠들지 못하고

가로등불 밑을 배회했지


때론 기둥에 단단한 머리를 부딪히고

모든 기억을 불태워버리고 싶었어


울고 싶어도 목소리가 나오질 않아

끝없이 아랫 배를 움켜쥐고

네 이름을 지어내던 밤


수년만에 찾아온 사랑

그 사랑은 짧고 가혹했어


뜨거운 태양 아래

단단한 갑옷 위론

땀조차 배어 나오지 않았지


눈물이 꼭 슬픔과 비례하는 건 아니야

기력이 없는 슬픔도 있으니까


그래도 조금은 사랑을 맛보았으나

 끝은 시고 떫었어

하지만 그것도 채 열흘이 지나기 전의 일이었어


짧은 추억은 시시했지만

숨 막히던 더위와

허공을 긁어대던 맹렬한 외침은

아크릴 물감처럼 선명했어


이제 새벽이면 보도 위에

팔다리를 가지런히 모은 채

미동도 없는 날 보게 될거야


설익은 사랑은 그렇게

여름 끝자락에 

사라지는 것이 마땅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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