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사랑은 없던 거야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사랑은 없는 거야
365개의 얼굴을 가진 사랑
그 표정은 하루 중에도 시시각각으로 변해갔어
그런데 늘 웃고 있는 너를 보면 화가 났어
네가 흰 대리석 조각처럼
똑같은 미소를 지어내면
슬픔도 모르는 것 같아서
난 미칠 것만 같았어
누가 누굴 사랑하는 걸까
서로 사랑한다는 일
지상 어디쯤에나 존재할까
격정이 가라앉은 뒤
너무 부끄러워서
난 네 얼굴을 바로 볼 수가 없었어
차라리 아니 만났더라면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보고픈 맘이 또 끓어오를까나
일찍이 사랑은 없던 거야
거친 바람이 불 때마다
사랑이라고 믿고 싶었던 순간들만이
환영으로 펄럭거릴 뿐인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