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도형 Jan 18. 2021

노시인

서정춘 시인



백발의 노시인은 왜소했지만 홍안이었고 목소리에는 기운이 넘쳤다.

시인은 배고프던 어린 시절, 마부였던 아버지의 조랑말을 회상했다.


그는 밤중엔 마구간에 들어가 말의 눈에서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빛을 보았다.


시인의 노래는 그렇게 어두운 밤의 별빛에서 태어났다.


그는 한때 사랑을 위해 모든 시집을 팔아야했다.

그리고 그 열정을 다시 시로 녹여냈다.


그의 시는 쉽고 평이하지만 금강석같이 단단했다.


늙은 인간의 한 생이
바로 한 권의 빛나는 시집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질문의 비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