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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 이야기 Jul 24. 2018

노회찬

선비. 촌철살인. 사이다 발언. 드루킹. 댓글

 


"청소할 땐 청소해야지!

청소하는 게 먼지에 대한 보복이다.

그렇게 얘기하면 됩니까?"


2018년 1월 2일

적폐 청산이 정치보복이 아니냐는 질문에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했던 말이다.


또한 안철수가 대표였던
국민의 당이, 문제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에 대해 제보를, 허위로 조작을 해서

수사, 기소, 대법원 판결까지 났음에도

 책임을, 일부 당원들에게만 전가했을 때도

이런 비유를 했었다.


"여름에  냉면집주인이

나는 대장균에게 속았다. 대장균 단독범행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  같은 이치다!


다시 듣고 또 들어도

유쾌. 상쾌 통쾌한 발언이었다.


신호등의 파란색을 기다리며  
이어폰으로 그의 촌철살인 어록들을 듣고 있었다.

곧바로 웃음이 터졌다.


신호를 따라 횡단보도를 다 건너왔을 때
왈칵 눈물이 났다.


더 이상 노회찬의 새로운 어록을 듣지 못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당황스러웠다.

건널목을 빠져나와서도 한참을 울었다.


선비가 우리 곁을 떠났다.


사인이 분명하고, 유가족이 원치 않아 부검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부검이 이루어졌으면 했다.

사건 당일 오전만 해도 당사를 들러,
KTX 승무원에게 읽어줄 성명서를 챙기고,
가족과 당 동료들도 전혀 아무런 암시도 못 느낄 만큼 그의 하루는 빈틈을 찾기 힘들었다고 한다.


동생의 아파트에서 사고가 났지만

정작 동생을 만나지는 않았다고 한다.

병든 노모가 다음날 퇴원 예정이었다고도 한다.


동생을 만나지도 않고, 노모가 퇴원해 오는 날

가족들 앞에서 그런 선택을 했다는 것이

노회찬의 자발적 행동이라기엔 어딘지 이상하다.


너무 충격이어서, 부검이라도 해서

그의 부재를, 그의 선택을 되짚어보고 싶다.


사건 현장에서 25분의 짧은 검안으로

사인을 결론짓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 같다.


유서가 발견됐고, 극단적 선택의 빌미도 있으나

확실하게 하는 것이 나중을 위해서도 좋을 것 같다.


아프고, 슬프다.


시간이 지나서

이 죽음을 자신들의 성과였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이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단식까지 하며 드루킹 특검법을 통과시켰던 분도

정치인에게 접근해서 올가미를 씌운 사람들도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 새누리당 차원의 조직적 댓글 공작 의혹에는 침묵하다가,

드루킹 일당의 어설픈 댓글 사건에만 수만 건의

기사를 쏟아낸 언론들도


이 죽음을 자신들의 성과라고 웃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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