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답장

미래에서 보낸 편지에, 답장이 왔다.

by 이차람

5년 후의 차람이에게



차람아 베를린에서의 전시 잘 되고 있다는 소식 들었어 마음 같아선 오프닝에 직접 가고 싶었지만 회사의 큰 프로젝트 진행 때문에 가지 못해서 미안하다. 우리 가족들 모두 마음담아 사진과 카드를 보냈어~! 그리고 함께 보낸 꽃다발도 잘 받았겠지? 꽃다발이나마 너의 전시에 아름다움을 더해주길 바래! 새로 옮긴 너의 아뜰리에 사진 잘 봤어. 밖으로 보이는 푸른 나무들이 아주 멋지더라. 그리고 넓고 층고도 높아서 아주 시원스럽게 보였어. 가까운 시일 내에 그곳에서 소리아언니와 함께 모여서 차 마시면 아주 좋을 것 같다. 네가 독일로 간다고 시험 준비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많은 시간들이 지났구나. 그때 내가 말했잖아 너의 그 용기가 정말 멋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우린 더 멋있어 질거라고. 서툴게 독어로 말하던 네가 얼마전 인터뷰에서 너무나 멋있게 유창한 독일어로 작품 설명을 할때, 정말 감동적이었어. 물론 난 영어자막으로 내용을 읽었지만 말이야. 시간이라는 것은 참으로 공평해. 그리고 동시에 놀랍기도. 시간이라는 문을 통과해서 우리가 이렇게 변화한 것을 보면 말이야. 우린 때론 두려워하기도 했지만 우리가 가진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있었어. 그리고 서로를 알아보고 더욱더 믿어주었지. 그래서 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 우리는 아마 미래를 살아가는 사람들일지도. 십대에 너를 만나 사십대가 된 우리들이 인생의 반이상을 서로를 알아갔잖니. 이세상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발견했다는 사실이 아직도 너무나 놀라워. 너의 믿음과 네가 주었던 용기 속에서 내가 더욱더 성장할 수 있었단 사실을 떠올려보면 너라는 친구가 정말로 고맙다~


앞으로 너의 아름다움이 작품을 통해 보여지고 그 세상 속에서 사람들이 감동받고 행복해지길 바래. 우리는 세상을 치유하고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사람들~!!! 앞으로 남아있는 유럽 순회전 잘 끝마치길 바라고 우리가 다시 조우하는 날 더 많은 이야기 나누자!


사랑해! 타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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