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화실, 모든 게 그대로였다.
'불가능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때쯤 내 일상이나 주변에서는 가능하다는 사인(신호)들이 늘어갔고 마치 시계를 7년 전으로 되돌린 거 같았다. 다시 화실에 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한 일이었다.
7년 만에 다시 연필을 잡으니 왜 이리 좋던지. 순간 종이 앞에 앉아 한참을 있었다. 그리고 얼굴을 두 손에 파묻고 속으로 되내었다. 아 행복하구나. 아, 내가 행복하구나.
그때는 왜 이 온전한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그림으로 성공할 가능성, 스스로의 재능을 평가하며 조급하게 포기했을까. 용기가 있었다면, 지금쯤 7년의 내공이 쌓인 화가가 되었을 텐데. 욕심이 뇌혈관을 쪼들리게 만들어서 잘못된 행동의 결과를 낳았던 것일까? 꿈은 접더라도 취미로 계속할 수 있었을 텐데. 왜 미리 포기했었을까. 후회를 해도 소용없다. 시간을 되돌릴 순 없으니, 같은 실수를 두 번하지는 말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대로 미래에서 45살의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35살의 현재의 나를 찾아온다면 무슨 말부터 할까 상상해봤다. "지금도 늦지 않았어. 네가 행복한 게 중요해. 그리고 10년간 지속한다면 넌 마흔 중반에 멋진 화가가 되어 있을 거야."라고 말할 것 같았다.
7년 전에 회사에 일이 많아서 화실을 그만둔다고 했으나 사실 생각보다 그림이 어렵고 스스로 너무 못 그린다는 생각에 화가 나서 그만뒀었다. 내가 그림을 시작만 하면 화려한 작품을 뽑아낼 거라고 아주 오만한 생각을 했었나 보다. 거장들과 비교하면서. 푸하하
요즘은 형태도 틀리고 명암이 잘못 들어간 그림인데도 내 그림들이 왜 이리 사랑스러운지 모르겠다. 날마다 실력이 는다고 콧노래까지 부른다. 셀프 칭찬이 절로 나온다.
얼떨결에 10월에 공간을 하나 빌렸다. 그림 전시를 할 계획이다. 아직 아무 생각이 없지만, 마감이 날 그리게 하리라...! 어떤 그림으로 채우게 될까? 어떤 주제로 할지, 방향도 없고 일단 날짜만 정해져 있다.
일은 저질러야 제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