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드 – 네오 소라 (2025)

Chararri cineclub

by 차라리

chararri cineclub #3


해피엔드 – 네오 소라 (2025)


“너도 이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란 말이야.”

- 작중 후반부 코우가 유타에게


작중엔 테크노가 흐른다
초입, 폐건물의 테크노 클럽부터
후반부 유타가 주말마다 일하는 악기점까지


나는 원래 테크노를
일탈과 탈출의 음악이라 생각했다
지루한 일상과 남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에만 몰입하게 해주는 음악,
어쩌면 해방감까지 주는 그런 장르


그런데 해피엔드에서의 테크노는 조금 다르다
도망치게 하기보단, 오히려 현실을 더 선명하게 직시하게 만든다
감정선이 어긋나고 무너지는 와중에도
빠른 비트는 무표정하게, 묵묵히 현실을 밀어붙일 뿐

이야기는 '국민과 학생을 지킨다'는 명분 아래
부조리를 일삼는 권력자들과, 그에 맞서 행동하는 사람들 간의 갈등이 가지를 치며 전개된다


그저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테크노를 들으며 *“내가 뭘 한다고 세상이 바뀌겠어”*라고 생각하는 유타
네 대째 일본에 살고 있지만 ‘재일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여전히 차별을 겪는 코우는 세상이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지만, 현실과 자신의 안위를 위해 선뜻 나서지 못한다
그리고, 부조리에 정면으로 맞서 세상을 바꾸려는 후미


이 영화가 좋았던 건
그 누구도 극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불안정하고, 세상과 관계에 대해 고민하지만
결국엔 무심하게, 그렇게 흘러갈 뿐이다

나는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는 말엔 선뜻 동의하진 않는다

다만, 꽤 긴 시간과 그만한 명분이 있는 사건들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한다

그들도 언젠간, 자기 자리를 찾아가게 되지 않을까


이야기의 구조 외에도 영상미는 말할 것도 없고 무심한 듯한 촬영기법은 마음에 쏙 들었다 그리고 작고한 류이치 사카모토의 아들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사운드 트랙도 일품

그리고 유타와 친구들이 시간을 보내는 장면들을 보고 있자면 사랑스럽기까지 하니 꼭 한 번 보기를 진심으로 추천한다


다들 해피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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