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손으로 시간을 짓는다

Chararri place

by 차라리

Chararri place #1

소목란다


부산 기장에 위치한 한 공방

문을 열면 목재 냄새가 코끝을 먼저 스친다

젊은 부부 사장님이 운영하는 이곳은

아직 형태를 갖추기 전의 원목들과

작업에 쓰이는 기구들로 조용히 분주하다


이번엔 가게에서 촬영할 때나

집에서 간단히 쓰기 좋을 도마를 만들기 위해

호두나무 원목을 골랐다


공방에서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보는 건 처음이라

공간도, 나무도, 도구들도 모두 낯설었지만

차분히 설명해 주는 사장님 덕분에

손으로 만드는 일에 조금은 마음을 열 수 있었다

한때는 매일같이 반복되는 삶이 지루하고 막막해서

‘도자기나 나무 공방을 할까?’ 하고 상상하던 시절도 있었다

매일 생각하고, 새로 만들고, 성취하는 그런 삶

하지만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고..


나무를 직접 깎고,

사포로 샌딩 하고,

고작 몇 시간 작업했을 뿐인데 지쳐서 나가떨어졌다

게다가 내가 사장님 말을 안 듣고 우악스럽게 뜯어버린 도마를 뚝딱뚝딱 다시 고쳐주는 사장님이 괜히 멋있어 보였다


몸은 힘들고 지쳤지만,

그 시간 동안 내 물건을 스스로 만든다는 감각은

겪어보지 않았다면 절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어딘가 내 삶이 채워지는 느낌이 드는, 그런 값진 시간이었다


‘내 삶을 내가 만드는 것으로 채운다.’

그거, 꽤 멋진 일 아닌가

삶이 무료하고,

어딘가에 몰입하고 싶을 때

이곳에 한 번 들러보길 바란다

멋진 사장님들과 나무 냄새,

그리고 뭐든 될 수 있는 나무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그리고 가게 근처에 정말 맛있는 손칼국수 집이 하나 있다, 지친 몸을 이끌고 먹으러 가는 것 까지가 내 추천


소목란다

주소: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차성동로 14-20 1

영업시간 : 10:00 ~ 22:00 / 매주 일요일 휴무

( 원데이 클래스는 예약제로 운영 )

주차: 공방 앞 주차 가능


얼크니 손 칼국수

주소 : 부산 기장군 기장읍 차성로417번길 22

영업시간 : 11:20 ~ 21:30

주차 : 가게 앞 주차장 이용


더 많은 글은 인스타그램 @chararri 에서


keyword
금요일 연재
이전 07화사연이 있는 음악은 울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