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첫인상과 달리 무서운 인연이 있다. 친근하게 다가와 많은 것을 신경 써주고 당신을 위하는 척하면서 자신의 영역을 넓힌다. 그들은 언뜻 리더십이 강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때에 따라 당신이 감동을 느낄 정도로 잘 챙겨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들은 정체를 드러낸다. 그들은 당신의 자존감을 먹고사는 자존감 포식자들이다.
당신에게 살갑게 다가와 안부를 묻는다. 함께 식사를 권하기도 하고, 종종 술도 한잔씩 한다. 대화도 잘 통하고, 생일이나 당신의 특별한 날에는 선물도 전해준다. 그들은 이렇게 타인에게 호감을 얻고 좋은 사람의 이미지를 구축한다. 그들은 정말 좋은 사람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자존감 포식자'다.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당신의 자존감이 박살 나는 순간이며 자존감이 낮아진 당신이 그들에게 매달리는 날들이다.
닭은 주인은 믿는다. 주인도 닭을 성심성의껏 잘 보살펴준다. 닭의 평생 동안 주인은 딱 한번 닭을 배신한다. 닭을 도축하는 날이다.
자존감 포식자들은 당신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하지만 당신과 관계가 깊어지면 돌변한다. 당신을 함부로 대한다. 그들은 교활하기 때문에 당신이 이상함을 알아차릴 정도로 티 나게 행동하지는 않는다. 조금씩 당신을 무시하거나 당신의 자존감에 상처를 준다. 당신은 그가 잘해준 기억들을 가지고 그의 행동을 친밀함의 표현이라고 미화하고 착각한다. 그와 멀어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에 자존감 포식자들의 행동을 받아들인다. 당신은 자존감의 상처보다 그와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며 그들의 행동을 용인한다.
자존감 포식자와의 관계가 지속되면 당신은 이상하게 변한다. 자존감이 점차 낮아지고, 그것을 주변 사람들이 알아본다. 빛나던 당신의 내면이 칙칙한 어둠으로 바뀌고 나면 당신에게 다가오던 사람들은 당신의 기운을 보며 점점 멀어진다. 그런 시간이 지속되면 당신은 믿고 의지할 사람은 자존감 포식자 밖에 없다. 그나마 남아있는 주변 사람들이 그가 하는 행동의 이상함을 알려주더라도 당신은 인정하지 않는다. 당신은 그가 유일한 친구이며 구원자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당신의 자존감을 낮춰 자신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삼는다. 당신을 무시하고 스스로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홀로 된 당신을 챙김으로 주변의 인정도 독차지한다. 자존감 포식자의 행동은 일반 사람들이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로 교묘하고 교활하다. 당신을 밟고 일어서서 자신을 드러내는 존재가 바로 자존감 포식자다.
당신의 상황이 이렇게까지 흘러갔다면 사태는 심각해졌다. 즉시 그의 곁에서 떠나라. 될 수 있는 한 멀리 가는 것이다. 직장을 그만둬도 좋고, 학생이라면 휴학도 방법이다. 회사를 그만둬도 살 수 있다. 졸업이 1년 늦어지는 것도 괜찮다. 하지만 자존감 포식자에게 벗어나지 못하면 당신의 인생은 망가질 것이다. 멀리 도망가서 당신의 자존감을 찾아라. 그리고 다시 돌아왔을 때 그가 없기를 바라라. 아니면 최소한 다른 먹잇감을 찾았기를 기도해라. 절대 그의 곁에 얼씬도 하지 마라.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자존감 포식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