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통직장인 Jun 15. 2020

저는 느림보입니다.

당신은 누구인가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뭐든 느렸습니다. 걸음도 느리고 동작도 굼떠 주변 사람들이 저를 보며 많이 답답해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해 여러 번 물어봤고, 그런 후에도 엉뚱한 일을 했습니다. 


어릴 적 태권도 도장을 다닐 때도 저보다 몇 달 늦게 시작한 친구들이 빨간 띠를 딸 때까지 저는 계속 흰띠를 매고 있었습니다. 보다 못한 아버지께서 관장님께 뭐라고 한 후에야 겨우 노란띠를 받았습니다. 학교를 다닐 때도 이해력이 낮았고 한 번에 이해하는 일은 저에게 흔하지 않은 경험이었습니다. 몸도 둔하고 생각도 느려 군 생활 때도 선임들에게 많이 혼났습니다. 


저는 빨리 걷지 못하고 천천히 걷습니다.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할 때도 다른 사람들처럼 빨리빨리 못하고 늦었습니다. 그래서 꼭 해야 하는 일은 남들보다 일찍 시작하고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저같이 느린 사람이 중간에 그만두면 죽도 밥도 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저에게 꾸준함은 필수입니다. 남들보다 느린 제가 남들만큼 하려면 조금이라도 매일 하지 않으면 금세 뒤쳐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걸음이 느린 만큼 생각도 느립니다. 제 삶을 통해 스스로 깨닫기보다 생활 속에 가졌던 아련한 느낌들을 책을 통해 제 것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음으로 살아가는 지혜를 경험한 후 저는 책을 가까이했습니다. 


누군가 제게 말합니다. 책을 읽는 것이 시간낭비라고 말입니다. 다 아는 내용이 적힌 책을 굳이 왜 읽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책 속에 제가 모르는 새로운 것들을 발견했고 제가 갖지 못한 새로운 관점을 배울 수 있어 적극적으로 독서하고 있습니다. 


저는 빨리 움직이지 못해 남들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하루를 준비하고, 이해력이 낮아 책을 읽으며 지식을 쌓고 있습니다. 남들처럼 빠르고 화려한 삶을 살지는 못하지만 거북이처럼 매일 조금씩 앞으로 걸어가는 저는 행복합니다.


#느림보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새벽에 아이가 준 행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