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통직장인 Jul 09. 2020

앞에서 손해보고 뒤로 크게 남기는 건물주의 수익구조


나는 사이드 잡을 찾기 위해 다양한 일을 알아보았지만 생각만큼 괜찮은 것을 찾을 수 없었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사이드 잡의 요건은 노동력이 거의 들지 않고, 초기 투자했던 돈의 가치가 시간이 지나도 변함이 없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장사 또는 사업은 초기 투자금이 온전히 보전되지 않는다. 초기 투자금뿐 아니라 매달 고정적으로 손실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초보자가 뛰어들기에는 Hiper Risk라고 판단했다.


창업에 대한 상담을 받았지만 Risk를 헷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내 돈을 투자도 하고 내 시간도 들여서 일을 하는 것은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었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회사를 꾸준히 다니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왜냐하면 종업원으로서 회사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내 돈을 투자하지 않아서 돈을 잃을 Risk도 없기 때문이.




모든 물건은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감가상각이 발생된다. 하지만 단 하나의 예외가 있다면 땅을 가진 건물이다. 땅값은 예전에도 올랐고, 앞으로도 오를 것이다. 물건은 필요하면 만들 수 있지만 땅은 아무리 수요가 많아도 만들 수 없다. 영원불멸의 가치를 지닌 땅값의 상승은 오래도록 지속될 것이다.



임대사업자를 선택했다.


내가 생각하는 가치에 가장 근접한 것이 임대사업자였다. 부동산을 소유하여 초기 투자금이 사라질 염려가 적고 운영이 잘 되지 않더라도 최소한 초기 투자금은 회수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했다. 대지 지분이 많은 건물이라면 매도 시점에 지가 상승과 주변 부동산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도 것이라 판단해서 임대 사업자를 택했다.


처음에는 오피스텔이나 아파트를 알아봤다. 하지만 오피스텔은 가격 상승폭이 더디고 아파트를 사서 월세를 주는 것은 수익률이 낮다. 또한 아파트는 대부분 고층으로 대지지분이 낮아 지가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얻기가 어렵고, 만약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아파트는 매수 비용이 커서 투자금 대비 수익률이 극도로 낮다.


적당한 부동산을 찾다 보니 땅을 포함한 건물을 통째로 사는 것이 매력적으로 보였다. 신축 건물을 건축주로부터 매수한다면 돈이 적더라도 건물주가 되는 것이 가능하다.


https://brunch.co.kr/@charles104/159


건물을 매수하고 운영하면서 여러 가지 힘든 일들을 겪었다. 그러면서 처음의 기대를 잊은 체 살았지만 최근 초심으로 돌아갈 계기를 얻었다. 그동안 생각만 하고 실행하지 못했던 일들과 예전에 상상도 못 했던 일들을 조금씩 하고 있다. 사실 건물에서 나오는 월세는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1년 수익보다 훨씬 많은 돈을 투자해서 건물 이곳저곳을 꾸미고 있다. 옥상의 잔디를 깔고 간판을 만들고 야외용 가구를 사고 파라솔과 조명을 구입했다. 그 외에 SNS 계정을 만들어 세입자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지내고 있다.   


https://brunch.co.kr/@charles104/161


그렇다면 나는 왜 이렇게 돈도 되지 않는 건물에 돈을 투자하고 세입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할까?


그것은 바로 건물주의 수익구조 때문이다.


사업으로 수익을 얻는다는 것은 매달 돈을 버는 과 사업을 처분할 때 수익 또는 손실이 합쳐진 것이다. 매달 돈을 버는 방식만 추구한다면 사업을 청산할 때 초기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 땅을 포함하지 않은 대부분의 재산은 시간이 지나며 감가상각이 이뤄지기 때문에 매달 감가상각비용을 책정하고 ROI (Return on Investment)를 계산하여 투자를 해야 한다. 하지만 땅이나 부동산이 포함된 경우는 얘기가 달라진다. 설비나 가구, 자재는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가격이 점차 낮아지지만 땅은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계속 상승한다. 회사에서 일하며 협력업체 사장님들 중 공장이나 건물을 가진 분들이 나중에 많은 돈을 번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처럼 월세도 받고 건물 가치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도 충분히 노릴 수 있다는 판단에 건물을 매수했다. 실제로 건물주들의 수익구조는 매달 건물에서 나오는 월세보다는 매매차익이 큰 경우가 많다. 잘 관리된 건물을 5억, 10억 남기고 매도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물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건물주는 필사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건물을 투자하는 목적은 매달 월세를 받기 위함도 있지만 결국은 건물의 가치를 올려 매도 시 높은 시세차익을 얻기 위함이 더 크다.


건물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의 몇 백만 원에 벌벌 떨지 말고 미래를 보며 적당한 투자를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몇십, 몇 백만 원 아끼려다가 사업 청산 시 몇 억을 잃을 수 있다. 멀리 보고 조금씩 건물의 가치를 Build-Up 해야 한다. 아파트와 달리 정확한 가격이 없는 건물을 높은 가격에 팔기 위한 방법, 건물 가치를 올리는 방법에 대해 말해보겠다.


1. 임대료를 올린다.

건물의 가치는 결국 임대료와 수익률로 나온다. 내가 넣은 돈 대비 몇 % 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지가 가격의 척도가 된다. 따라서 호실 당 월세 5만 원 차이로 건물 가격이 1, 2억이 변하기도 한다. 그래서 주변 건물보다 임대료가 낮다면 몇 천만 원을 들여서라도 리모델링을 해서 월세를 올려야 한다. 월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몇만 원의 임대료 차이로 매도 시 몇 억이 왔다 갔다 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2. 대출이 많아야 한다.

대출이 많다는 말은 매수하는 사람의 돈이 적게 든다는 말이다. 일부 건물주들은 건물에 대출이 있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해서 대출을 다 갚아버리는데 대출 없는 건물은 매매가 힘들다. 돈이 적은 사람도 살 수 있게, 수익률을 올릴 수 있게 대출을 최대한 많이 받거나 원래 가지고 있던 대출을 유지해야 한다.


3. 월세 외 부가 수입을 만든다.

이것은 지금 내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부분인데 한정된 호실 외에 부가적으로 있는 옥상에 대해서도 사용료를 받을 수 있다면 건물의 수입이 올라가는 효과를 누를 수 있다. 그렇게 한 달에 백만 원의 수입이 생긴다고 가정하면 건물의 가치가 1~2억 더 오르는 결과를 얻는 것이다. 실제로 옥상에 기지국을 설치해서 매달 몇 백만 원을 통신사로부터 받는 건물들도 있다.


4. 공실 기간을 줄여야 한다.

인기 없는 집은 공실이 오랫동안 유지된다. 공실이 늘어나면 임대가를 낮춰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되고 결국 집의 가치도 떨어진다. 더욱이 공실이 있는 집은 매도하기도 쉽지 않다. 공실 기간을 최소한으로 유지하도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집이 예쁘지 않으면 내부 인테리어에 투자하고 광고가 잘 안되면 직접 SNS 활동을 활발히 하며 세입자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5. 세상에 나의 건물을 알려라.

예전과 달리 지금은 개인이 자신의 채널을 만들 수 있다. 인스트 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자신의 건물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노력을 건물주가 직접 할 수 있다는 말이다. 페이스북으로 원하는 연령대와 성별, 위치를 Targeting 해서 광고를 하면 자신의 건물을 원하는 부류의 사람들에게 노출시킬 수 있다. 한도 내에서 광고비를 지출하여 자신의 건물에 대한 홍보를 직접 할 수 있다.


6. 세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라.

누구나 똑같이 좋은 집에 살고 싶어 한다. 집을 예쁘게 꾸미고 하자를 수리하고 세입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적극적으로 들어준다면 세입자들은 만족할 것이다. 그런 노력에 더해 잠재 세입자도 만족할 수 있도록 자신의 건물의 특징을 잡고 그 특징을 점점 강화시켜 나간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Shy 건물주에서 적극적인 건물주로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내 건물의 가치가 점점 올라가는 것이 눈에 보인다. 투자를 계속할수록 좋은 피드백들이 들려오고 그런 피드백들이 주변으로 퍼지고 있다. 아직은 적극적인 내 노력의 시간이 짧아 파급력이 약하지만 2~3달만 지나면 꽤 유명한 건물이 되어 있을 거라 판단한다. 세입자들이 만족하는 집, 세입자들이 살고 싶은 집으로 만들어서 공실도 줄이고 수요를 늘려 임대가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런 나의 노력들이 매달 월세 상승보다는 매도 시점에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룸 #투룸 #건물 #수익구조

매거진의 이전글 월차 쓰고 '이케아' 쇼핑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