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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직장인 Aug 14. 2020

화장터에서 내가 느낀 감정

가족의 사망으로 며칠 전 화장터에 있었다. 나처럼 다른 이들도 상실의 감정을 느낄 거라 생각된다. 그러나 슬픔의 종류는 차이가 나는 것 같다. 그들이 어떤 감정을 가졌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내가 그들을 보며 느낀 감정은 다양했다.


아쉬움은 기본

화장터에 있으며 느낀 가장 기본적인 감정은 아쉬움이다. 다시는 고인을 보지 못한다는 생각이 를 지배한다. 만에 하나 있을 사망 선고 오류에 대한 기대도 시신을 태우는 순간 사라진다.


더 깊은 아쉬움

젊은 청년의 죽음을 보았다. 그의 부모와 친구 모두 비탄에 잠겼다. 삶의 마디 중 도달하지 못한 곳이 있다는 사실이 더욱 아쉬웠다. 그는 늙지도 못했고 아마 결혼도 하지 않았으리라. 젊은 그가 겪어야 할 많은 미래를 남겨두고 멀리 떠나버린 그에게서 조금 더 깊은 아쉬움을 느꼈다.


아쉬움과 걱정

초등학생 정도의 아들을 둔 젊은 아빠의 죽음이 가슴에 사무치게 슬펐다. 그는 통곡하는 아내의 남편이자 울며 소리치는 아들의 아빠였다. 그가 없는 세상은 그들에게 고난이고 결핍 이리라. 소리 내어 울던  아이의 엄마는 이내 쓰러졌다. 아들과 아내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과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할 것 같다.




화장터에서 고인을 화장하는 순간 그와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기억은 추억이 되고 장례절차 중 겪은 급격한 슬픔의 과정 후에도 이따금 생각나며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다.


#화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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