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직장인이자 한 가족의 실질적 가장이다. 부모님의 아들이고, 여러 사적 모임에서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관계에서 다양한 역할을 한다. 내 역할이 나를 정의한다기보다 내가 각각의 관계에서 나의 역할을 정의한다. 본질적인 나의 모습은 따로 있고 관계와 관점에 따라 나의 각도를 조금씩 틀어 그 역할을 수행한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나를 정의하고자 노력하지만 새로운 질문이 던져질 때마다 허둥지둥하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나를 데리고 산지 40년이 되었지만 아직 스스로를 모른다는 것이 웃기기도 하고 앞으로 더 많이 알아갈 세월이 기대되기도 한다.
내 삶을 설명하는 단어가 사랑, 책임감, 꾸준함이길 바란다. 이 단어들이 내 삶에 깊숙이 박혔다기보다는 내가 살아가며 추구하는 방향을 나타낸다. 목적 없이 열심히 살다가 방전되기를 반복했고, 열심히 살 때조차 높은 단계의 노력이 아니라 효율성이 떨어진 열심만을 추구했다. 지난 세월을 후회한다기보다는 조금 더 높은 수준을 추구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함께하는 사람들을 사랑하며 내가 맡은 역할에 책임감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는 삶을 살고 싶다.
내 직업적 역할 중 정체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꾸준함과 책임감이다. 꾸준함이 없으면 직업적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가 힘들다. 꾸준히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것을 반복하려고 한다. 그리고 내게 부여된 과업에 대해서도 책임감을 가지며 결과를 얻고자 노력한다.
목적의 정의에 대해 좁은 의미의 직업에 대해서만 생각했지만 직업과 가족, 공동체를 모두 수용하는 큰 영역에서의 나의 목적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앞으로 목적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하며 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생각하는 시간을 만든다면 좀 더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