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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직장인 May 04. 2020

무라카미 하루키가 달리기에 집착하는 이유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는 일본의 한 세대를 풍미한 작가로 대접받는다. 특히 서구권에서 대부분의 본인 작품이 번역된 몇 안 되는 일본 작가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가장 인지도 높은 일본 작가 중 한 명이다.


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데뷔하였고, 1987년 발간된 <노르웨이의 숲>이 43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국내외적으로 무라카미 하루키 붐이 일어났다. 단편소설, 장편소설을 포함하여 에세이, 논픽션, 기행집 집필 활동도 활발하고 영미 문학 일역가로서도 활동한다. 2015년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Icon 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작가면서도 동시에 달리기를 하는 마라토너로도 잘 알려졌다. 그는 작가 생활을 시작한 후 계속 달리고 있고 매년 1차례 이상 마라톤을 하고 있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출간 당시 기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인 그가 왜 힘든 달리기를 계속하는지, 이미 많은 부와 명예를 가진 유명인이 굳이 힘들게 달리는 이유를 알고 싶었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없이 항상 내 안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런 까닭에 하루에 1시간쯤 달리며 나 자신만의 침묵의 시간을 확보한다는 것은, 나의 정신 위생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작업이었다. 적어도 달리고 있는 동안은 누구와도 얘기하지 않아도 괜찮고, 누구의 얘기도 듣지 않아도 된다. 그저 주위의 풍경을 바라보고, 자기 자신을 응시하면 되는 것이다. 그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기 관리가 철저한 사람이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밤 10시에 잠에 들고 그 사이 소설 집필과 달리기를 꾸준히 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소설 쓰기의 많은 것을 매일 아침 길 위를 달리며 배웠다고 한다. 달리기를 하면서 꾸준히 내면과 소통했던 행동이 지금의 위대한 작가를 만들고 그 작가의 이름을 세상에 떨쳤다고 생각한다.


출처: unsplash.com
달리기 시작하고 한동안은 그다지 긴 거리를 달릴 수는 없었다. 기껏해야 30분 정도였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로도 헉헉 숨이 차 버리고, 심장이 쿵쾅거리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계속해서 달리는 사이에 달리는 것을 몸이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고, 그에 따라 거리도 조금씩 늘어갔다. 폼 같은 것도 갖춰지고 호흡의 리듬도 안정되고 맥박도 차분해져 갔다. 스피드나 거리는 개의치 않고 되도록 쉬지 않고 매일 달리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그렇게 달린다는 행위가 하루 세끼 식사나 수면이나 집안일이나 쓰는 일과 같이 생활 사이클 속에 흡수되어 갔다. 달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습관이 되고, 쑥스러움 같은 것도 엷어져 갔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는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책 전반에 걸쳐 겸손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스스로 부족하고 평범한 재능을 지녔다고 한다. 그는 평범하기 때문에 젊었을 때부터 스스로 근력을 쌓고, 집중력을 기르고 지속력을 증진시켜왔다고 말한다. 그런 수련의 시간을 견뎌 나가는 동안 감춰 있던 진짜 재능과 만날 기회를 얻었을 있었다. 그 수행 방법이 달리기였고 극한의 도전이 마라톤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달리는 것을 그만둘 수는 없다. 매일 달린다는 것은 나에게 생명선과 같은 것으로, 바쁘다는 핑계로 인해 건너뛰거나 그만둘 수는 없다. 만약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달리는 연습을 중지한다면 틀림없이 평생 동안 달릴 수 없게 되어버릴 것이다.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둘 이유라면 대형 트럭 가득히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그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단련하는 일뿐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부지런히 빈틈없이 단련하는 것.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출처: unsplash.com
오래 살고 싶어서 달리고 있는 사람은 실제로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설령 오래 살지 않아도 좋으니 적어도 살아 있는 동안에 온전한 인생을 보내고 싶다'라는 생각을 달리고 있는 사람이 수적으로 훨씬 더 많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든다. 같은 10년이라고 해도, 멍하게 사는 10년보다는 확실한 목적을 지니고 생동감 있게 사는 10년 쪽이, 당연한 일이지만 훨씬 바람직하고, 달리는 것은 확실히 그러한 목적을 도와줄 것이라고 난 생각하고 있다.
주어진 개개인의 한계 속에서 조금이라도 효과적으로 자기를 연소시켜 가는 일, 그것이 달리기의 본질이며, 그것은 또 사는 것의(그리고 나에게 있어서는 글 쓰는 것의) 메타포이기도 한 것이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가 말하는 달리기에 대한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을 했다. 그는 스스로를 단련하는 도구로 달리기를 택했고 매일 고난과 힘든 과정을 묵묵히 버티며 자신을 갈고닦았다. 이미 작가로 유명한 그는 달리기를 통해 더욱 겸손함을 배웠고, 작가와 러너의 삶을 동시에 살아가며 스스로를 발전시켰다.


작가는 그저 머리로 글을 쓴다고 생각했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에 따르면 글을 쓴다는 것, 소설을 쓴다는 것은 일종의 육체노동과도 같다. 작가들이 나이가 들면 글에 힘이 없어지고 재미가 사라지는 이유가 글쓰기가 일종의 정신적인 노동뿐 아니라 육체적인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집착한 달리기를 나는 조만간 시작할 것 같다. 쉽게 살이 찌고 먹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체중관리가 필요하다. 나이 들어감에 따라 집중력과 활력이 떨어질 것을 대비해 지금부터 조금씩 뛰기 시작할 것이다. 그가 했던 달리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에게 달리기에 대한 동기와 열정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이제 글을 쓰는 작가이자 달리기를 하는 러너의 삶을 살 것이다.  


#무라카미하루키 #달리기를말할 때내가하고싶은이야기 #달리기 #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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