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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의 퇴근학교 Dec 06. 2020

'집꾸' 열풍에 공예가 마침표 찍을까

쉼이 필요해지는 우리에게 공예가 온다

확실히 2020년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며 일상의 재해석이 이뤄진 한해다. 외형적으로 다양한 비대면 기반 서비스가 우리의 업무 환경과 산업을 바꿔가고 있는 동시에 개개인의 시간을 만족스럽게 보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보복 소비가 이뤄졌다.


덕분에 백색 가전과 가구 산업은 성장했고, 디테일하게는 집꾸(집을 꾸미고자 하는 행위)의 니즈까지 높아졌다. 어쩌면 짧을 줄만 알았던 코로나19는 최근 다시 기지개를 켜며 내년 우리의 일상에도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되는 가운데, 활력 넘치던 연초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모두가 지쳐가는 기색이 보인다. 그런 점에서 2020 공예트렌드페어는 '집꾸' 트렌드가 '쉼'을 지향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쉼'을 위한 소비란 단순히 소비 행위로 인한 물질적 만족보다는 심리적 만족감을 기대할 때 벌어진다. 실내를 디자인할 수 있는 요소들이 조금 더 사람들의 취향을 고려하거나 차별화를 제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부쩍 한옥 스테이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복합문화시설을 표방하는 리조트와 같은 공간 대신, 휴식과 함께 나만의 시간을 충만하게 보낼 수 있는 것이 이유다. 느슨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트렌드는 확실히 어떤 영향에서든 '지침'이 부각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그런 점에서 공예 산업은 지금까지보다 앞으로 더 대중화될 가능성을 보였다. 개인적으로 공예는 우리에게 익숙한 정사각형의 모니터 속 세상과는 다른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재료에 대한 호기심과 작품에 대한 깊이감은 프린팅 된 무언가와는 다른 메시지를 준다. 우리에게 생각할 시간, 한 숨 돌릴 시간을 주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만 같다. 

아파트나 빌라와 같이 정형화된 공간 구조에서 입체감과 깊이감을 주려면 공예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도 든다. 10평 대, 20평 대, 30평 대 판상형 구조에서 그 깊이감이 얼마나 느껴질 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공예 문화의 연장선상에 '차' 문화가 있다. 다도 문화는 특별한 취향을 가진 사람만의 문화로 여겨질 수도 있었는데, 공예 산업이 지금보다 조금 대중적으로 진전된다면 자연스럽게 다도 문화가 각광 받을 수 있다.

조명은 실내 환경을 급변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실내에서 오래 머무는 곳의 조명을 백열등과 같이 색온도가 따뜻한 조명으로 바꿔보자. 형광등 아래에서는 쉽지 않았던 창의성과 풍부한 상상력이 샘솟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백열등은 피사체의 그림자층을 켜켜히 내는 역할을 해 어린이들의 사고력 발달에 긍정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언제나 보고 끄덕이는 수준에서 감상했던 공예 문화가 올해만큼은 색다르게 다가왔다. 막눈도 지갑을 열 순간이 머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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