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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의 퇴근학교 Jul 18. 2022

창업 과정에 가장 중요했던 6가지

 만약 당신이 창업을 꿈꾸고 있다면

나는 행복과 고민, 기쁨과 실망, 감사함과 희망, 그리고 배움으로 가득한 30대를 보내고 있다.


적지도 많지도 않은 직장인으로서 사회생활도 경험하고, 다양한 스타트업, 중소기업과 비즈니스와 상품, 마케팅을 함께 고민하는 사업도 진행했으며 직접 경험했던 것들을 온라인 강의로 제공하기도 했다. 수많은 책들을 읽어오고, 사람을 만나가며, 희한하게도 나는 어떤 회사의 대표라기보다는 더 겸손해지며 성장하는 여전히 작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고 있다. 퇴사 후 벌어진 일들은 내게 아주 작지만 성공과 보람이라는 경험을 주었고, 지금은 조금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새로운 사업을 진행 중이다.


100세 시대. 그리고 흙수저. 나는 변화하는 세상에 내가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실 내가 지금껏 경험하고 이뤄온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닌데, 주위에서 종종 사업 한 번 배워보지 않은 사람이 지금까지 어떤 생각과 행동으로 사업을 유지하고 끊임 없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는지 물을 때가 있다. 그래서 오늘은 창업을 하고 싶을 때 가장 중요했 것들을 몇 가지 기록으로 남겨두려고 한다. 그리고 창업, 사업을 꿈꾸는 분들이 있다면 체크포인트로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01. 사업 성향 - 나는 사업을 할 만한 사람인가?


사업이 크든 작든, 사람에 따라 분명히 맞는 성향과 그렇지 않은 성향이 존재한다. 꼭 내 이야기뿐만 아니라 사업을 한다는 다른 사람들과 교류해봐도 느끼고, 지인들과 이야기를 해봐도 느낄 수 있다. 사업은 학벌순도 아니고, 수저순도 아니라서, 내 성향을 몇 가지 점검해보고, 약소하게라도 실행해 보면 금방 알 수가 있다. 그 중 몇 가지만 언급해 보자면,


스스로 돈을 벌수 있는가?

직장을 다니고 있다면, 완전히 나의 힘으로 현금을 창출할 능력이 있는지 검증해 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그 수준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지, 돈을 버는 과정에서 어떤 고민들을 스스로 하는 지 돌이켜보며 느낌이 아닌, 진심으로 자신이 사업할 수 있는 사람인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는가?

결과적으로 통장에 부수입이 꽂히면, 그것이 몇 푼이든 굉장한 희열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상당한 노력과 기간이 들어갈 수 있는데, 결과보다는 과정에 흥미나 희열을 더 느낀다면 좋은 시그널이다. 사업은 결과에 이르기까지 시행착오의 연속이기 때문에, 과정을 학습으로 여기고 배운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사업가의 초심에서 시작할 수 있다.


나는 Giver인가?

회사에서는 개인이 성과와 공로를 인정받아야 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보통 Taker(가지려는 자)의 성향을 가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막상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내가 가진 것을 베푸는 자(밥 한끼 사주는 행위 등과는 거리가 멀다)의 성향을 지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옛날 옛적 우리 나라에 품앗이라는 문화가 있지 않았나? 생각보다 베풀 줄 아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한 번의 성공을 크게 가져온다는 의견들이 많다. 또한, 비즈니스모델을 설계하고, 세상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싶은 지를 고려하는 항목에서도 Giver의 관점은 비즈니스 결과와 사이즈에 차이를 가져온다.


Giver에 대한 아담 그랜트의 이야기 (출처: TED)



02. 비전과 미션 - 나는 무엇을 꿈꾸는 사람인가?


사업을 시작한 후 동네에 오래된 슈퍼마켓 사장님에게도 존경의 마음이 생긴다면 훌륭한 마인드가 생기고 있다는 증거다. 사업이 이익을 창출해야하는 공통적 행위를 의미하기는 하지만, 지금 시대의 사업이라는 것은 결국 내 비전과 꿈 등에 의해 그 최대치가 결정된다. 비전이든 미션이든 결국 사업체 대표나 조직이 향하고, 이루겠다는 결심의 의미를 갖는데, 이것에 많은 공감을 받을 수록 사람도, 돈도 모이는 것 같다.


세상에 대한 문제 의식이 있나?

소견이지만, 개인적으로 사업은 특정 문제를 해결하며 소비자의 지갑을 어떻게 열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사람들은 불필요한 지출에 대해 피하고 싶어하는 본능적인 성향(요즘 같은 시대에는 더)이 있는데, 그런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려면 작든 크든 문제 의식이라는 것에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 불편함을 해소하는 방식이든, 전에 없던 가치를 제공하는 방식이든, 결국 사람들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돈을 쓰기 때문이다. 때문에, 평소에도 일상과 사회에 관심이 많고, 여기서 문제점이나 문제 의식을 도출하는 데 어렵지 않거나 오히려 즐겁다면, 이를 통해 비전과 미션을 구축할 수 있다.


공감, 혹은 설득시킬 수 있나?

문제 의식을 정의할 수 있다고 그 문제 의식이 좋은 비전과 미션을 갖게 되는 건 별개의 문제이다. 내가 정의한 문제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거나, 혹은 설득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대표가 가진 문제 의식은 사실(fact)로서 제시될 수 있어야 하며, 이 문제 의식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유도하고, 설득 당하게 할 것이냐는 향후의 입사자들과 투자금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변하지 않는 본질적인 메시지인가?

좋은 스타트업들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비전과 미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업을 진행하며 '아이템'은 피보팅을 하거나, 변경될 수 있지만(가슴이 아픕니다만) '비전과 미션'은 사업을 하는 why이거나 본질이기 때문에 변경되면 곤란하다. 정말 내가 특정 비전과 미션에 내 한 몸 던질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이미 유명한 골든서클에 대한 이야기, why가 주는 의미 (출처: TED)


03. 초기 멤버 - 나와 다르지만 같은 꿈을 꾸는가?


비전과 미션 이야기가 중요한 이유는 비전과 미션에 따라 혼자 할 수 없는 사업 모델이 더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초기 멤버부터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밖에 없는데, 그 중 초기 멤버는 공동 창업자로서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평생 산 가족 간에도 다른 것이 일반적인데, 함께할 초기 멤버를 구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을 만났다면, 그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한다.


그 사람은 무엇이 중요한가?

사업을 하려면 다양한 직무 능력을 가진 사람들과 하는 것이 맞지만, 초기 멤버를 모집하는 단계에서는 직무 역량을 궁금해하기 보다 그 사람의 꿈의 크기와 방향성을 서로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회사의 아이템(how to solve)은 변경될 수 있지만, 비전과 미션은 조직에 한해 본질적으로 불변이기 때문에, 함께 일하고 싶다면,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과 시작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초기 사업자는 대표든 공동 창업자든 부족함의 연속이다. 서로 부족함을 인정하고, 목표를 향해 함께 달릴 사람을 찾자.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는가?

서로 부족함이 많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많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인정을 하지 못하거나, 이 과정에 자존심만 상한다면, 팀원 간의 불화가 누적돼 골만 깊어질 수 있다. 오래 갈 수 있는 팀원으로 남으려면, 스스로의 생각과 행동이 틀릴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부족함을 서로 메워주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리더가 될 수 있는가?

여기서 리더란 다른 사람들을 이끄는 대장을 의미할 수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내가 믿고 따르는 비전과 미션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그 가치를 유지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좋은 리더는 본인이 가진 뜻을 타인에게 공감시키고 설득하며 함께 움직이는 사람이고, 그렇지 못한 리더는 힘의 논리로 타인을 굴복시키는 리더다. 그리고 좋은 리더와 함께한다면 구성원 모두가 리더가 될 수 있다.


이왕이면 공동창업자와 함께하세요, 아무리 어려워도 말입니다 (출처: unsplash)



04. 우호적 평판 - 나를 도와주려는 사람이 있는가?


사업을 시작하면, 그 때서야 정말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나며, 그 수가 매우 적다는 것에 다시 한번 놀란다. 내가 그동안 진정성이 있었는지, 좋은 사람이었는지, 협력적 관계였는지가 단 한 순간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사업 시작을 알렸을 때 반응은?

사업을 시작하기 전, "내가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 라고 물어볼 수도 있는 부분인데, 평소 친하거나 막역하다고 생각한 지인들에게 사업 시작을 알려보자. 정말 갖가지 반응들이 나오는데, 나의 경우에는 크게 3가지 반응이 있었다.


"나중에 잘 되면 자리 하나만 부탁해"

- 놀랍게도 그런 말을 하지 않을 것 같았던 사람의 반응이었다. 하지만 나도 실망하기보다는 진작에 알 수도 있었던 부분인데, 그는 본인이 필요할 때만 연락을 주고 도움을 요청하던 사람이었다. 결국 이런 반응은 평소에 별 대가없이 Giver로 대했을 때 그것을 당연하게 여긴 결과일 수도.


"넌 잘 할거야 힘내!"

- 보통의 반응이다. 그래도 응원이니까 고맙게 생각하지만, 본질적으로 간섭하기는 부담스러워하는 지인들이다. 시니컬한 반응보다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지만 그렇다고 내 사업에 관심이 없다고 서운해할 상황도 아니다.


"지금 필요하신 게 뭐에요?"

- 이 질문을 하는 사람들을 평생 기억해야 한다. 세상에 점같은 존재의 창업자에게 평소 대표에 대한 진정성을 알고 있는 사람이며, 실없는 약속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많지는 않지만 이런 반응을 보인 지인이 4~5명 정도 있고, 현재까지도 실제 본인들의 시간을 써가며 조건 없이 협업을 하거나 고민을 나누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많은 분들은 정말 잘 살아오신 것이다.


창업가의 앞날은 깜깜할 뿐더라 고난의 연속이다. 누구나 처음에는 회사에서 내보인 퍼포먼스와는 상관없이 수많은 의사결정의 연속인 이 상황에, 내 일상에 실제로 영향을 주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말자.



05. 긍정 마인드 - 나는 멘탈 관리를 잘 할 수 있는가?


사업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오롯이 대표의 생각과 행동, 선택에 모든 방향성과 결과가 그려진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몇 명이나 이런 경험을 해봤을까? 이 때부터의 멘탈 관리는 회사를 다닐 때와는 비교하기 어려운 큰 숙제로 다가온다. 사실 우리 대부분은 선장님의 배에서 낚시를 잘하면 되는 사람들이었는데, 이제 배부터 구하고, 운전법을 익혀야 한다. 실제로 그것이 얼마나 기절할만한 경험인지, 강한 멘탈 없이는 버티기 어렵다.


긍정적인 사고의 사이클을 만들 수 있는가?

나는 사회 생활 시절, 불만도 꽤 많고 부정적인 부분도 잘 캐치하던 사람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마인드 없이는 사업을 진척시키는 것도 힘들다는 점을 더욱 깨닫고 있는 중이다. 오히려 내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긍정 DNA가 충만한 다른 대표님들을 보면서이다. 긍정이 주는 에너지는 돈 한푼 들지 않지만, 그 위력은 어마어마하다. 강인한 정신력과 함께 긍정적인 마인드로 매사를 대할 수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는 것은 사람의 능력보다 더 큰 임팩트를 가질 수 있다.


몸과 정신을 건강하게 챙기는가?

긍정적인 사고가 건강한 정신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여기에 더 나아가 전반적으로 스스로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챙길 줄 알아야 한다. 회사 생활할 때 '나'라는 존재의 크기보다 회사 대표로서 '나'라는 존재는 그 크기가 다를 수 밖에 없는데, 대표가 매일 피곤해하거나 건강 관리를 거의 하지 않는다면, 실제로 사내에 주는 영향이 크다고 한다. 분위기는 물론 전반적인 생산성 하락에 주요 원인이라고도 하니, 대표는 정말 챙겨야할 것이 많다는 점을 인지해야한다.



06. 큰 용기 - 나는 정말 실행할 용기가 있는가?


앞선 5가지가 창업을 앞두고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지만, 결국 이 마지막 요소가 없다면 앞선 것들이 모두 무용지물이 된다. 모든 시작은 용기를 가지고, 실행하면서 시작된다. 대부분의 창업 희망자들이 이 마지막 단계에서 다시 현실과의 타협을 본다고 들은 것 같다. 당연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정말 절실하게 창업을 하고 싶다면, 그 단계에서 무지막지한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내가 갖고 있는 관성과 핑계 요소를 모두 걷어내야 한다.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에 내가 늘 받던 월급과 즐거운 불금, 평화로운 주말의 기억은 방해가 될 것이다. 하지만 실행한다면, 그 기간이 얼마가 됐든, 앞선 요소들을 대부분 충족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의미있는 경험이 시작될 것이다.





사업에 중요한 부분들이 이것들 외에도 굉장히 많겠지만,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해 우선순위화 해보았다. 대기업 평균 퇴직 연령이 40대 후반인 우리 사회에 창업하시는 분들이 더 많아질 텐데, 어떤 유형의 사업이든 최대한 잘 준비된 모습으로 나만의 비즈니스를 일궈나가시길 바라는 바이다.


*제가 몸담고 있는 회사는 어른들이 배우고 성장하는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고자 움직이고 있습니다. 성인 교육, 자기 계발에 진심이거나 업으로 삼고자 하시는 분들의 커피챗을 언제나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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