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작은 노력
첫눈이 덮인 산책로의 차가운 공기가 머리끝까지 스며든다.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각자 저마다의 그릇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그 그릇은 우리가 품을 수 있는 생각, 감정, 사람들, 그리고 세상을 담는 마음의 용기이다. 각자의 그릇은 크기도 그렇지만, 그 안에 무엇을 담고 있는가도 큰 의미를 갖는다. 누군가의 그릇은 작아 보일지 몰라도 맑고 소중한 물로 가득 찰 수 있고, 또 누군가는 넓고 커다란 그릇을 가지고도 채우지 못한 빈 공간만 남아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각자는 어떤 그릇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은가?
사람의 그릇 크기는 타고난 부분도 있겠지만,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넓은 마음과 깊은 시야는 하루아침에 얻을 수 없지만, 꾸준한 노력과 경험을 통해 커질 수 있다. 독서, 여행, 타인과의 대화, 그리고 낯선 환경에서의 도전은 우리 안에 새로운 생각을 담아내고, 기존의 좁은 틀을 깨뜨리는 힘을 주기도 한다.
우리가 살면서 겪는 많은 갈등과 분쟁, 이해관계의 충돌은 사실 그릇의 크기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작은 종지 같은 마음은 조금만 넘쳐도 상대를 거부하거나 과격한 반응을 보이게 만든다. 하지만 큰 그릇을 가진 사람은 상대의 부족함마저도 포용할 수 있다. 넉넉한 그릇은 세상의 다양한 빛깔과 결을 담아내며, 이로 인해 더 깊고 풍성한 삶을 만들어가게 한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환경은 점차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으며, 과거의 경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문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럴수록 우리는 더 넓고 유연한 그릇을 필요로 한다. 세상을 담기 위해선 세상만큼이나 커다란 마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큰 그릇이 된다는 것은 더 많이 담을 수 있는 힘을 갖는 것일 뿐 아니라, 담은 것을 조화롭게 섞고 소화시키는 능력을 갖추는 것도 포함될 것이다. 물을 담되 흐르지 않게, 불을 담되 타오르지 않게, 바람을 담되 휘몰아치지 않게 균형을 유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오늘 하루를 어떤 마음으로 사느냐에 따라 우리의 그릇은 조금씩 성장할 수도, 퇴보할 수도 있다. 정보의 홍수에 노출된 똑똑한 우리 현대인들은 새로운 변화를 성취하기 어려운 수십가지의 이유들을 너무 잘 알기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현실을 분석하고 탓하는 것보다 넓은 마음과 열린 시야를 통해, 세상의 아름다움과 복잡함을 담아내며 성장하는 삶을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상상만으로도 행복하지 않은가?
매일의 작은 노력으로 우리의 그릇을 키워나갈 때, 세상은 우리 안에서 더 풍성하고 넉넉한 곳이 될 것이다. 그리하여 언젠가 우리의 그릇에 담긴 세상이 다른 누군가에게도 따뜻한 쉼터와 영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